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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미정” 해명에도 … 금호타이어 주가 -29.9%

중앙일보 2017.12.08 01:00
올해 3%를 넘는 경제 성장이 예상되지만 일부 대기업은 실적 부진으로 주식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6일 삼성중공업이 영업손실을 메우기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7일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설에 휩싸이며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했다. 이날 금호타이어 주가는 전날보다 2060원(-29.9%) 떨어지며 4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났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금호타이어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금호타이어는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2009년 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채권단이 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하면서 2014년 말 워크아웃에서 벗어났다. 경영권도 채권단에서 금호아시아나로 넘어갔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채권단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보유 지분(42.01%)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매각 공고를 냈다. 이때 주가는 1만1500원까지 올랐다. 올 1월엔 우선협상 대상자로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가 선정됐다. 3월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은 955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당시 시장 가격보다 64%를 더 쳐줬다. 그러나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채권단의 갈등이 커지면서 매각은 지연됐다.
 
그 사이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15년 1360억원, 2016년엔 12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적자전환했다. 3분기까지 5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각 지연과 영업손실을 이유로 더블스타는 당초 제시했던 금액에서 거의 반값 수준으로 깎아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원가 이하로 팔 필요가 없다는 판단한 채권단은 지난 9월 5일 매각 무산을 선언하고 자율협약에 따른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0월부터 금호타이어 경영·재무 현황 전반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박삼구 회장도 금호타이어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지만 회사 사정은 나빠졌다.
 
실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 법정관리설이 돈 건 그만큼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차입금 부담이 너무 크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은 2조8176억원으로 이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은 1조5660억원이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902억원에 불과하다. 올 3분기까지 순손실 규모가 599억원에 이른다. 한영회계법인은 3분기 재무제표 검토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금호타이어는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높은 이자 비용을 고려하면 여전히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입장도 강경하다. 신임 이동걸 산은 회장은 구조조정의 원칙으로 “이해 당사자의 고통 분담”을 강조한다. 시중은행은 빠지고 국책은행만 남아 이른바 ‘독박’을 쓰고, 회사가 어려운데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식은 곤란하다는 얘기다.
 
이날 시장에 돈 풍문은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에 들어간다는 내용이었다. P-플랜은 신규자금 지원이라는 워크아웃의 장점과 모든 채권자에게 적용되는 광범위한 채무조정이라는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한 제도다. 만성 적자인 중국 공장 처리 문제를 비롯해 노조의 임금 조정 등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선 현재의 합의에 기반한 자율협약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은은 이날 한국거래소의 ‘P-플랜 가능성’과 관련한 조회 공시 요구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이날 주가는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앞서 3월 15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 보도에 채권단은 “확정된 바 없다”고 답했지만, 결국 채무조정과 신규 자금지원이 이뤄졌다. 익명을 원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과 채권단 관리 절차를 거치면서 영업망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며 “더 늦기 전에 자구 노력과 회생을 이끌어낼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란·조현숙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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