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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의 어쩌다 투자] 비트코인 1856만원...'배당' 랠리 시작됐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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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중앙일보 기자 neoran@joongang.co.kr

[고란의 어쩌다 투자] 비트코인 1856만원...'배당' 랠리 시작됐다(상)

중앙일보 2017.12.07 08:49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7일 오전 8시경 1만3810.72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는 이 시각 1856만원까지 상승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로써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351억 달러(약 257조원)까지 불어났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순위(12월 1일 기준)로 따지면 22위에 해당한다. P&G를 제쳤고, 세계 최대 결제업체인 비자(2517억 달러)가 눈 앞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3849억 달러(약 421조원)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헐뜯었던 제이미 다이먼이 회장으로 있는 JP모건체이스(3636억 달러)를 멀찍이 제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로는 노르웨이(3920억 달러)에 이은 31위 규모다(참고로 한국의 GDP 규모는 1조5297억 달러로 11위다).
 
정부의 경고에도 상승세는 거침없다. 정부는 지난 4일 열린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정부는 TF의 주무부처를 금융위원회에서 법무부로 바꿨다. 금융위가 산업 ‘진흥’과 ‘규제’라는 양쪽에서 줄타기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법무부는 오롯이 규제에 초점을 맞춘 기관이다. 법무부로의 주무부처 이관은 암호화폐가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라 ‘투기 수단’에 불과하다는 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법무부는 ‘거래소 폐쇄’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관계기사 “암호화폐는 투기 수단” … 법무부, 규제 칼 빼든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단일 국가가 통제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드러낸다.
 
한 번은 있을 법한 조정도 없이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인 일단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오는 10일과 18일 잇달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하다. 막대한 기관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한 달 내 최소 5개의 ‘비트코인 배당’이 기다린다는 점도 상승 곡선의 기울기를 더한다.
 
암호화폐에서 하드포크는 이전 버전과는 호환이 불가능한 일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다. 정확히는 체인 분리를 의미하는데, 이 체인 분리 과정에서 새로운 암호화폐가 탄생하기도 한다. 지난 8월 비트코인캐시, 10월엔 비트코인골드가 생겨났다.
(관계기사 [고란의 어쩌다 투자] 비트코인골드 탄생, 채굴의 민주화 성공할까)
 
비트코인에서 처음으로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캐시가 떨어져 나올 때만 해도 하드포크는 비트코인 가격에 악재로 인식됐다. 온전한 비트코인이 쪼개지는 것이 비트코인 생태계를 위협할까 우려해서다.
 
그런데 정작 비트코인캐시가 떨어져 나온 이후에도 원래의 비트코인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신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는 비트코인캐시라는 ‘덤’이 공짜로 생겼다. 하드포크로 인한 새로운 암호화폐 탄생이 일종의 ‘배당’이 된 셈이다.
 
유튜브에서 비트코인 정보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애덤 마이스터는 이를 ‘암호화폐 배당(crypto dividened)’라고 표현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무궁한 가치를 주장하며 ‘바이 앤 홀드’ 전략을 외치는 인물이다. 최근 방한해 기자와 만나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비트코인만 들고 있으면 하드포크에 따른 배당이 나온다”며 “배당을 받은 뒤 그걸 팔아 다시 비트코인을 사들여 (비트코인) 개수를 늘리는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곧, 주식시장에서 연말 배당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배당주가 오르는 것처럼 비트코인도 하드포크를 통한 배당을 앞두고 가격이 오르는 셈이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주식처럼 배당락도 없다. 떨어져 나오는 암호화폐의 가치가 얼마가 될지는 정해진 게 아니라 시장이 정하기 때문이다.
 
하드포크로 탄생한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골드는 이미 비트코인 보유자들에게 동일한 수량만큼 배분됐고, 일부 거래소에 상장도 마친 상태다. 지난달 27일 하드포크된 비트코인다이아몬드는 배분 수량을 결정하는 작업(일명 스냅샷)이 완료됐다. 아직 비트코인 보유자들에 대한 배당이나 상장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밖에 한 달 내 예정된 하드포크를 통한 배당이 최소 5가지 이상이다. 어떤 종류의 배당이 언제 예정돼 있는지 정리해봤다.
 
12일, 비트코인플래티넘(BTP)
암호화폐 세계에서 하드포크 시점은 인간계의 시간이 아니라 몇 번째 블록이냐로 결정된다. 비트코인플래티넘(BTP)은 49만8533번째 블록에서 분리ㆍ생성된다. 대략 12일쯤으로 예상된다. 곧, 이 시점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야 비트코인 보유량과 동일 수량의 BTP를 받을 수 있다(개인 지갑에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있으면 무조건 받을 수 있지만, 거래소 지갑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엔 해당 거래소가 이 코인을 지원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받을 수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출처: https://bitcoinplatinum.github.io

출처: https://bitcoinplatinum.github.io

 
홈페이지(https://bitcoinplatinum.github.io/ko.html)에 명시된 BTP의 탄생 목적은 중앙 집권화된 마이닝(채굴)을 다시 분권화하는 것이다. 이 개발팀은 “사토시 나카모토(비트코인 창시자)의 ‘하나의 CPU에 한 표’에 대한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채굴 독점이 가능한 전용 채굴기 방식(ASIC)의 채굴이 불가능하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대신 그래픽 카드(GPU)를 활용한 채굴이 가능하다.
 
이는 ‘비트코인을 다시 탈중앙화 시켜라(Make Bitcoin Decentralized Again)’를 모토로 내세운 비트코인골드와 유사하다. 비트코인골드와의 차별점으로 BTP 측은 일단, 사전 채굴(pre-mining)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앞서 비트코인골드 측은 네트워크의 유지를 위한 개발팀 지원을 위해 전체 발행량의 3~5%를 사전채굴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하드포크를 빙자한 사기가 아니냐는 비난과 이 물량이 쏟아져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가 쏟아졌다. BTP 측은 이를 의식한 탓인지 사전채굴은 없다고 선언했다.
 
비트코인플래티늄의 주요 특징. 출처: https://bitcoinplatinum.github.io

비트코인플래티늄의 주요 특징. 출처: https://bitcoinplatinum.github.io

 
블록 생성 시간도 줄였다. 비트코인의 블록 생성 주기는 10분이다. BTP는 이를 4분의 1로 줄인 2분 30초다. 또, 현재 비트코인처럼 세그윗(블록에서 서명을 분리해 사실상 블록 크기를 키우는 효과를 가져오는 기술)을 적용한 데 더해 블록 크기도 종전 1메가 2MB로 키웠다. 곧, 기존 비트코인보다 약 4배 정도 빠른 결제 처리가 가능하다. 총 발행량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2100만개다.
 
주도하는 세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홈페이지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BTP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17일, 슈퍼비트코인(SBTC)
슈퍼비트코인( 49만8888번째 블록에서 분리ㆍ생성된다. 17일 정도 예정이다. 이 시점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 동일 수량만큼의 SBTC를 받을 수 있다.
 
출처: http://supersmartbitcoin.com

출처: http://supersmartbitcoin.com

홈페이지(http://supersmartbitcoin.com)에 나온 SBTC의 모토는 ‘비트코인을 다시 위대하게(Make Bitcoin Great Again)’다. 비트코인이 2009년 탄생 시점에는 가장 앞서갔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결제 처리 속도 지연 및 비싼 수수료 등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비트코인을 만들겠다는 게 SBTC 개발팀의 목표다.
 
그래서 도입한 게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다. 이는 초당 수십억개의 전송 처리가 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기술이다. 비트코인의 고질적인 ‘속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계약’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비트코인은 이 기술이 적용된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에 비해 활용성이 떨어진다.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9월 방한 때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전자계산기라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이라고 비유했다. 곧, 비트코인이 금융에만 특화된 암호화폐인 반면에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 기술 덕에 비유하자면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만보기가 될 수도, 내비게이션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원래 비트코인에 비해 SBTC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영지식증명 체계(Zero Knowledge Proofs) 기능도 추가한다. 이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실의 증명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보이지 않고, 사실의 증명을 알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간단히 말해, 암호화폐에 이 기능을 적용하면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을 적용한 화폐가 제트캐시다. STBC는 비트코인보다 프라이버시가 더 강화됐다고 보면 된다.
 
홈페이지에 나온 로드맵에 따르면, 17일 하드포크가 이뤄지고 내년 3월 31일에는 스마트 계약 기능이 추가된다. 이어 5월 31일에는 영지식증명 체계가 도입니다.  
 
총 발행량은 2121만개다. 사전 채굴량은 21만개다. 이는 개발팀에 대한 지원과 SBTC 네트워크 유지에 쓰일 예정이다. 블록 크기는 원래 비트코인보다 8배 커진 8MB다.
 
SBTC가 분리ㆍ생성되는 블록이 49만8888번째라는 점에서 엿볼 수 있듯, SBTC 하드포크는 중국 세력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STBC의 창시자는 중국 기업가인 리샤오라이(李笑來ㆍ45)다. 
출처: 리샤오라이 페이스북

출처: 리샤오라이 페이스북

 
그는 중국의 유명 학원인 신동방(新東方)의 영어강사 출신으로 ‘토플 핵심 어휘 21일 공략’이라는 책을 써서 유명해졌다. 2006년 이 학원이 미국 증시에 상장(뉴오리엔탈 그룹)됐는데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일부 팔고 다른 투자처를 물색했다. 2011년 그의 눈에 들어온 게 비트코인이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를 읽고 돈이 될 것을 직감한 그는, 그때까지 들고 있던 신동방 주식을 모두 팔아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또 컴퓨터 장비를 사들여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비트코인 장비 생산업체인 ASIC마이너에도 투자했다. 현재 그는 비트코인을 최소 10만여 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샤오라이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 모집인 ICO(Initial Coin Offering)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6월에는 EOS라는 프로젝트의 ICO를 주도했다. EOS는 5일 만에 1억8500만 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현재 EOS의 시가총액은 약 23억 달러로 15위 암호화폐다.
 
그가 비트코인 하드포크에 나선 것은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ICO를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암호화폐 뉴스 사이트인 비트코이니스트는 하드포크를 통한 암호화폐 탄생을 ICO에 비유해 ‘IFO(Initial Fork Offering)’라고 표현했다. 곧, 리샤오라이도 합법적 ICO가 막히면서 하드포크라는 우회 수단을 통해 SBTC라는 암호화폐 론칭을 계획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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