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웃돈 3억 분양권에 내년 양도세 5000만원 급증...'피' 노린 투자수요 어쩌나
안장원 기자 사진
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ahnjw@joongang.co.kr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웃돈 3억 분양권에 내년 양도세 5000만원 급증...'피' 노린 투자수요 어쩌나

중앙일보 2017.11.28 00:02
아파트 청약자 상당수는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다. 내년분양권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세금이 크게 늘어난다. 분양권을 언제 처분해야 유리할까.

아파트 청약자 상당수는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다. 내년분양권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세금이 크게 늘어난다. 분양권을 언제 처분해야 유리할까.

2015년 서울 뉴타운 아파트에 당첨된 김모(43)씨. 계약 6개월 뒤면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어 전매 차익을 기대하고 청약했다. 분양가의 10%인 계약금 5000만원인만 준비하면 돼 자금부담이 크지 않았다.
 
분양권을 일찍 팔면 양도세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기본세율(8~40%) 적용으로 세금 부담이 적은 2년 후 팔 생각이었다. 양도세는 2년 이내에 팔면 40~50%의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그동안 분양시장 경기가 좋아 계약금보다 많은 7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었다.  
 
그런데 지난 8·2부동산대책 이후 고민이 생겼다. 정부가 내년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전국 40곳)의 분양권 양도세를 50%로 중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과 시기는 다가오는데 세율을 생각하면 올해 파는 게 낫고, 분양권 시세가 더 많이 오르면 계속 가진 게 유리할 것 같다.

 
올해 말까지 한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씨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분양권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내년부터 조정대상지역 분양권 양도세 중과 
 
분양시장 호황기였던 2015~16년 분양시장에 뛰어든 분양권 투자자들이 ‘양도세 폭탄’을 앞두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분양권에 양도세가 중과될 예정이어서다. 아직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는 않았지만 현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대책에 반하는 ‘혹시나’를 전제할 수는 없다.  
 
내년부터 양도세 중과 대상인 분양권은 현재 전국적으로 18만 가구로 예상된다. 전국 40곳 조정대상지역 내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 구 전역, 경기도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신도시,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부산진·남·수영구·기장군, 세종다. 
 
이들 지역 분양권 가운데도 지난해 11·3대책 이후 강남 4구부터 단계적으로 전매 금지를 적용받아 분양된 아파트 분양권은 양도할 수 없다.
  
분양권 양도세 중과는 정부가 8·2대책에서 분양시장 가수요 제거, 투기 근절을 기대하고 도입한 내용이다. 정부는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1순위 자격과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으로 분양시장 문턱을 높였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웬만한 지역에선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해 분양권 웃돈의 싹을 잘랐다.    

 
이와 함께 청약 규제 전에 분양된 단지들에 대해선 분양권 양도세 중과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내년 이후 양도되는 분양권 양도차익에 부과되는 양도세는 단일세율 50%를 적용받는다. 양도 시점은 잔금 지급일 기준이다. 
 
이는 강력한 세제 조치다. 원래 분양권 양도세는 기존 주택보다 세다. 기존 주택 거래보다 분양권 거래에 가수요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 등 40곳 전국 18만 가구 대상 
 
보유 기간 기준으로 1년 이내 세율이 기존 주택은 40%의 단일세율인데 분양권은 50%이다. 기존 주택은 1년이 지나면 기본세율(6~40%)인데 분양권은 1~2년이 40%이고 2년이 지나야 기본세율을 적용받는다.  
 
같은 40%라 하더라도 금액 구간별로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율인 기본세율보다 단일세율의 세금이 더 많다. 기본세율엔 누진공제가 있는데 단일세율엔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최고 수준과 비슷하다. 내년 4월부터 기본세율(6~42% 예정)에 2주택자는 10% 포인트, 3주택 이상은 20% 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단일세율 50%는 2주택자 최고 세율의 양도세(52%)보다 세금이 많고 3주택자 최고 세율(62%)보다는 조금 적다.
 
최고 세율(42%) 적용 금액이 양도차익 5억원 초과인데 5억원으로 잡고 분양권 양도세 (50%)는 2억4875만원이다. 2주택자는 2억2330만원이고 3주택 이상은 2억7305만원이다.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50% 단일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은 분양권 전매를 ‘단타 투기’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보유 기간 길수록, 웃돈 적을수록 세금 많이 늘어  
 
내년 이후 보유 기간이 1년이 지난 분양권 양도세가 많이 늘어난다. 보유 기간 1년 미만은 지금도 50%여서 세율이 같기 때문이다. 
 
내년 팔 경우 보유 기간이 길수록, 웃돈이 적을수록 양도세가 비율 기준으로 많이 늘어난다. 세율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이다.  
 
웃돈 3000만원 분양권의 양도세가 보유기간 1~2년이면 세율이 단일세율 40%로 세금은 1100만원이다. 내년 이후엔 1375만원으로 25% 증가한다.  
 
보유 기간 2년이 넘으면 올해엔 기본세율 15% 적용을 받아 세금이 304만여원으로 내년엔 1375만원으로 4배가 넘는다. 손에 쥐는 웃돈은 2700만원 정도에서 1700만원 선으로 1000만원 줄어든다.  
보유 기간 2년 초과인 웃돈 1억원의 양도세는 올해 1920여만원(세율 35%), 내년 4875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물론 양도세를 빼고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웃돈이 클수록 많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된 단지들의 양도세가 어떻게 달라질까.  
 2015년 11월 평균 35대 1로 분양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에는 3억~5억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다음 달 계약 2년이 지난다.  
 
분양가 7억1000여만원에 분양된 59㎡(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권 시세가 10억1000여만원이다. 웃돈이 3억원이다.  
 
보유 기간 2년이 지난 올해 안에 팔면 양도세가 9300여만원으로 1억원이 안 되는데 내년엔 1억5000만원에 가깝다. 하루 차이로 세금이 5000만원 늘어난다.  
 
10억여원에 나온 110㎡는 웃돈 4억원이 붙어 14억여원까지 올랐다. 올해 양도세는 1억3000여만원인데 내년엔 거의 2억원이다.  
 
헬리오시티 양도세 올해 9000여만원, 내년 1억5000만원 
 
지난해 1월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고가(3.3㎡당 4290만원)로 청약경쟁률이 38대 1이었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의 웃돈이 3억원 선이다.  
 
웃돈 3억원 기준으로 올해 팔면 2년 이내 양도여서 단일세율 40%에 해당해 세금이 1억1900만원이다. 내년엔 1억4800여만원으로 3000만원 차이 난다.  
 
지난해 7월 8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인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 강변제일풍경채의 현재 웃돈은 7000만원 정도다.  
 
양도차익 7000만원의 올해 양도세는 2700만원인데 내년엔 3300여만원이다.  
 
양도세만 두고 보면 올해 처분하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내년 이후 웃돈이 양도세 증가분보다 더 많이 붙는다면 계속 보유하는 게 절세 방법이다.
 
송파헬리오시티 59㎡의 세금 증가분은 500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7%다. 내년 말 입주 때까지 이만큼 오를 수 있을까. 지난 2년 새 3억원이 오른 것을 생각하면 못 오를 것도 없을 것 같다.  
 
미사지구 제일풍경채에서 내년 이후 더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600만원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오른 웃돈 7000만원의 10%도 되지 않는다.  
이런 인기 단지들의 경우 그동안의 분양가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더 가진 게 낫다.  
 
하지만 내년 이후 분양권 시장 여건이 이전만 못 하다. 정부의 규제로 분양시장도 타격을 받아 거래량이 줄고 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82대책 후 분양권을 사면 입주 때까지 되팔지 못한다. 입주할 사람만 사야 한다. 자연히 분양권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  
 
수요 감소, 입주 급증 등으로 분양권 시장 불확실  
 
8·2대책 후인 9~10월 서울 분양권 거래 건수가 74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00여건)의 반 토막이다.  
 
내년 이후 입주가 많이 늘어나는 것도 분양권 시장에 악재다.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이 21만여 가구로 올해(17만여 가구)보다 24% 늘고 2011~2017년 연평균(11만여 가구)보다 85% 급증한다. 2019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7만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런데 분양권을 가진 사람 가운데 기존 주택이 없는 무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일정한 요건에 맞는 무주택 가구가 분양권을 양도할 경우엔 기본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요건은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확정된 뒤 정하게 된다.  
분양권 투자자들은 현재 시세와 세금, 내년 이후 시세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양권 양도 시기를 정해야 한다. 쉽게 답을 구하기 힘든 어려운 ‘함수’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분양권도 ‘어깨’ 정도에서 적당한 차익에 만족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분양권 시장이 얼어붙어 분양권 상태에서 양도하지 못하고 입주 후 팔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기다리고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배너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구독하기를 하시면 기사 업데이트 시
메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