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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간 비밀 대화 공개에 "FTA 재협상" 엉뚱한 소리한 추미애

중앙일보 2017.11.15 19:11
미국을 방문 중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통일을 꼭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비밀 기록으로 취급되는 정상 간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추 대표의 발언은 이날 워싱턴 한 식당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나왔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때 두 분이 비공개 회담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물었고 문 대통령은 솔직하게 ‘통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 게리 콘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 게리 콘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 대표가 언급한 비공개 회담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을 뜻한다. 두 정상은 각료들이 참여하는 확대 정상회담을 하기 전 통역만 배석시킨 채 26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추 대표는 두 정상의 발언을 어떤 경로로 파악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추 대표가 배석해 직접 들은 것도 아닌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외교가에서는 나온다. 추 대표 스스로도 “문 대통령께서 (정확히) 뭐라고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라는 식으로 말을 얼버무리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통일에 대한 질문을 한 배경에 대해 “민족이 같다고 해서 꼭 한 나라를 이뤄서 살아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고, ‘한국만 왜 유독 통일을 이야기하느냐’라거나 ‘너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다”고 나름대로의 해석까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교가 소식통은 “정상회담에서 오간 대화는 공식 보도자료나 기자회견, 당국자의 브리핑 등을 통해 공개되는 내용을 제외하면 대부분 최소 2급 비밀로 분류되는 내용들”이라며 “이런 기밀을, 그것도 우리 대통령 발언 뿐 아니라 상대국 정상의 발언까지 일반 대중에게 여과 없이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의 간담회 발언에 앞서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추 대표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정부 방침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김 대변인은 “추 대표는 여러 현안 중 특히 한·미 FTA 문제는 민주당이 2007년 제안하고 채택했기 때문에 책임 있게 성사시켜 나가야 하고, 잘 마무리해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재협상 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그간 설명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6월 워싱턴에서 열렸던 첫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FTA 재협상 이야기를 꺼내자 청와대와 외교부는 FTA 문제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후 양국이 개시한 FTA 관련 논의도 미 측이 제기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개정 협상’이지 ‘재협상’이 아니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지혜·채윤경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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