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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법인세 ‘25% 전쟁’…한국 10대 기업 법인세 부담, 미국기업 첫 역전

중앙일보 2017.11.15 19:03
 여야의 ‘법인세 전쟁’이 15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이날 오전 10시 첫 회의를 열고 세법 개정안 심사에 들어갔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제1차 조세소위원회에서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오른쪽 둘째)이 법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제1차 조세소위원회에서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오른쪽 둘째)이 법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핵심 쟁점은 ‘법인세율 25%’ 인상이다. 정부는 과세표준(과세 대상 소득) 2000억원이 넘는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정부 여당은 기업 전체가 아니라 이른바 ‘초대기업’의 부담만 늘리는 ‘핀셋 증세’임을 강조하며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계는 국내 대기업의 세금 부담이 이미 미국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최기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21.8%로 미국 10대 기업(18.3%)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유효법인세율이란 기업이 세전이익 중에 실제 납부한 세금 비중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과 미국의 유효법인세율 비교> 
* 2016년 매출기준(금융업 제외). 한국은 지방소득세 포함하여 2008년까지 27.5%이고 이후는 24.2% 적용, 미국은 연방 최고법인세율 35% 적용. 자료: 상장사협의회, Compustat

* 2016년 매출기준(금융업 제외). 한국은 지방소득세 포함하여 2008년까지 27.5%이고 이후는 24.2% 적용, 미국은 연방 최고법인세율 35% 적용. 자료: 상장사협의회, Compustat

 
 일례로 지난 10년 동안 누적된 삼성전자의 유효법인세율은 17.6%로 경쟁기업인 애플의 16.7%보다 높았다. 이런 차이의 원인은 두 나라의 엇갈린 정책 때문이다.   
 
 한국은 대기업에 대한 세금공제와 감면을 줄이는 쪽으로, 미국은 대기업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세법을 개정해왔다. 과세표준 2000억원을 초과하는 국내 대기업의 연구개발(R&D) 공제율은 2013년 13.5%에서 지난해 4%로 급감했다. 
 
 반면 미국은 2015년 R&D 세액공제 일몰기한을 폐지해 당해연도에 공제받지 못한 세액공제액은 20년 동안 다음연도로 넘겨 공제받을 수 있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0%로 파격 인하하는 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의뢰한 한국경제연구원의 유환익 정책본부장은 “세율을 3%포인트나 인상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인세율 인상이 ‘저성장과 양극화 해소’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느냐도 논란거리다. 
수출 대기업 관계자는 “세수를 늘리려면 규제를 개혁해 기업이 투자 많이 하고 돈 많이 벌어 세금을 많이 내게 만들면 된다”며 “기업 소득이 줄어드는데 세율을 올린다고 세수가 크게 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 역시 “법인세는 기업 오너가 아니라 기업에 매기는 것이라 결국 주주와 직원, 소비자에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전쟁의 향배는 정부 여당에 다소 유리해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새 정부의 첫 세법인 만큼 여당이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소위에서 여야간 합의나 표결처리에 실패할 경우 민주당이 같은 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을 통해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 하루 전인 오는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 
 
 한국당 기재위 관계자는 “법인세는 여야 각 지지층의 경제관이 걸린 민감한 문제인 만큼 가능한 미뤄놨다가 여야가 정치적인 해법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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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아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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