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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없는데도 신규 면세점 매출 '쑥쑥'…누가 사갔을까

중앙일보 2017.11.15 17:05
지난 9일, 유커가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앞이 한산하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9일, 유커가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앞이 한산하다. [사진 연합뉴스]

다시 황금알을 품었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단체 관광객(遊客·유커)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주요 면세점의 매출은 많이 증가했다. 다만 송객 수수료를 많이 지출하면서 ‘남는 것은 없는 장사’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2년 이내에 오픈한 신규면세점의 약진이 돋보인다. HDC신라면세점은 3분기 매출 1862억원으로 올해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15일 발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4억원이다. 앞서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270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342% 증가했다. 신라면세점은 3분기 9492억원, 영업이익 23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익 각각 전년 대비 14·27% 증가했다. 롯데면세점도 같은 기간 매출 1조4366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의 실적을 냈다. 2분기 298억원의 적자에 비하면 선방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매월 발표하는 국내 면세산업 총매출액도 지난 7월 9억8000만 달러(약 1조900억원)에서 8월 11억8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 9월엔 12억3000만 달러(약 1조3700억원)로 가파르게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106억 달러(약 11조8000억원)를 넘어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 실적을 놓고 보면 면세점 업계는 다시 황금알을 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견 면세점으로서 비용 절감과 효율적 자원 배분, 면세사업에 노하우를 가진 호텔신라와 쇼핑몰 개발 운영 역량을 갖춘 현대산업개발이 시너지를 발휘해 3분기 연속 흑자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은 방한 여행객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이다. 그러나 사드로 인해 한한령이 선포된 지난 3월 이후 방한 중국인 여행객은 60% 줄었다. 이런 흐름은 3분기(7~9월)에도 여전했다. 반면 매출은 더 늘었다. 
 
유커 대신 따이공(代工)이 빈자리를 채웠다. 신규 면세점의 매출 증가가 가파른 이유는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높은 송객수수료를 지불하는 등 판촉행사에 더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국감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송객수수료는 5204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면세점이 4906억원에 달했고, 중소기업 면세점은 298억원의 송객수수료를 지불했다. 지난해보다 8% 이상 늘었으며, 따이공의 비중이 커진 하반기를 합하면 올해 송객수수료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행사나 가이드에 지불하는 금액이다. 보통 판매금액의 20~25% 선이다. 
 
유커가 줄고 따이공의 비중이 커지다 보니 송객수수료 규모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판촉비용도 그만큼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면세점 관계자 A씨는 “최근 한 면세점 오픈 전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광경이 보도됐는데, 알고 보면 판촉 행사 중인 화장품을 사러 온 이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면세점이나 화장품업계나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면세점 매출은 가파르게 올랐지만 여기저기서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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