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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수사권 이관’ 독인가, 약인가…국정원 개혁안 뜯어보니

중앙일보 2017.11.15 16:37
박근혜 정부 때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3명(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동시에 형사처벌 받을 처지에 놓인 초유의 상황을 맞으면서 국정원 개혁이 뜨거운 화두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0월 20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국정원 간부들이 정보위 소속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때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3명(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동시에 형사처벌 받을 처지에 놓인 초유의 상황을 맞으면서 국정원 개혁이 뜨거운 화두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0월 20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국정원 간부들이 정보위 소속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가정보원 개혁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 정부 기간동안 수장을 지낸 3명(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동시에 형사처벌 받을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청산에 주력해온 국정원은 개혁발전위를 통해 '국정원법 정비안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선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전체 방향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다르다. 여야는 15일 국정원 개혁안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이 부패권력 하수인에서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하는 소중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국정원 스스로 인적ㆍ제도적ㆍ문화적으로 총체적인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5년짜리 정권이 모든 것을 완장부대가 인민재판하듯 몰고가고 있다"며 "차라리 국정원을 해체하는 게 맞다”고 비난했다.
 
서울 내곡동 국정원 건물 앞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내곡동 국정원 건물 앞 모습. [연합뉴스]

 
 개혁위가 마련한 국정원 변화의 핵심은 대공수사권 이관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도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갈린다. 장유식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공보간사는 “비밀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갖는 건 유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관론자들은 "비밀정보기관이 수사권까지 가질 경우 자의적 수사에 따른 간첩 조작 등의 우려가 있다"는 논리도 편다. 
 하지만 이진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남북이 분단돼 무력 대치 중인 상황에서 대공수사권을 넘기는 건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전옥현 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도 “북한 김정은에 맞서 국가안보를 지킬 의지와 능력을 갖춘 곳은 국정원 뿐이고 북한과 국제테러단체 연계에 대비해 국제정보기관과 공동대응이 가능한 곳도 국정원 뿐”이라고 말했다. 
 
 수사권 이관은 정보-수사 분리의 효율성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유동열 국가정보학회 수석부회장은 “국가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정보와 수사의 이원화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성준 건국대 행정대학원 국가정보학과 겸임교수는 “그 동안 간첩 사건(수사)은 해외정보와 연관해서 했던 것”이라며 “정보와 수사를 분리하면 정보공유를 안하는 게 조직 생리다. 9ㆍ11 테러도 정보공유가 안 돼서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추락한 역대 정보기관장들.

추락한 역대 정보기관장들.

 국정원 명칭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란이다. 1961년 6월 10일 중앙정보부로 탄생한 국정원은 1981년 1월 국가안전기획부로 바뀌었고 1999년 1월부터 다시 국정원으로 개칭됐다. 이번에 바뀌면 네번째 이름이 된다. 
 유동열 원장은 “무슨 일만 생기면 이름을 바꾸는데 그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그보다 중요한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안 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통제권 강화안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했다. 채성준 교수는 “의회의 통제가 제일 중요하다. 국정원 예산을 엄밀히 본다면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줄어든다”고 했다. 다만 우리 국회의 정보위원도 미국 의회 정보위원처럼 여야 합의로 검증가능한 의원을 배치하고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형구ㆍ박성훈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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