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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면서 총쏘고 3D영상 보고"…삼성·MS 'MR기기' 써보니

중앙일보 2017.11.15 15:48
본지 하선영 기자가 삼성전자가 출시할 예정인 혼합현실(MR) 기기 'HMD 오디세이'를 이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M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중앙포토]

본지 하선영 기자가 삼성전자가 출시할 예정인 혼합현실(MR) 기기 'HMD 오디세이'를 이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M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9월 개봉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비밀 요원들이 가상으로 모여앉아 홀로그램 회의를 한다. 특수 안경을 끼고 회의실에 모여 벽에 뜬 기밀 정보들을 보며 작전을 논의하는 식이다.

 
영화처럼 특수 고글 하나만 착용하면 킹스맨 요원처럼 가상 공간에서 회의할 날도 머지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5일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 혼합현실(Mixed RealityㆍMR) 플랫폼이 킹스맨 회의처럼 기존 공간을 응용한 가상 공간을 쉽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 '킹스맨'에서는 전 세계에서 일하는 요원들이 홀로그램으로 한자리에 모여 작전 회의를 한다. [유튜브 캡처]

할리우드 액션 영화 '킹스맨'에서는 전 세계에서 일하는 요원들이 홀로그램으로 한자리에 모여 작전 회의를 한다. [유튜브 캡처]

 
중앙일보는 지난 13일 삼성전자의 MR 기기 ‘HMD 오디세이’를 사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MR 환경을 체험해봤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공개된 HMD 오디세이는 21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출시된다. 두 회사는 MR 기기와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MR 기기 'HMD 오디세이'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MR 기기 'HMD 오디세이'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혼합현실(MR)이란 사람들에게 익숙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합친 개념이다. VR은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가상 세계에서 콘텐트를 보여주고, AR은 현실 위에 가상의 정보를 입혀서 보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MR는 현재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가상의 화면을 띄운다는 점에서 AR과 유사하지만, 가상의 환경이 실제 환경과 합쳐져 더욱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다르다.  
 
AR을 활용한 대표적인 게임인 포켓몬고에서는 게임 속 캐릭터가 실제 배경화면에서 둥둥 떠 있다. 그러나 만약 이 게임에 MR을 적용하면 포켓몬 캐릭터가 내 앞의 계단을 타고 내려가거나 천장을 뚫고 숨는 등의 좀 더 고차원적인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기자가 다소 무거운 고글 모양의 HMD 오디세이 장비를 머리에 쓰고 컨트롤러 두 개를 양손에 잡았다. 책상과 의자가 전부인 사무실이 갑자기 바다 인근의 휴양지 리조트로 변했다.  
 
가상의 쾌적한 창가에 서서 메뉴를 눌렀더니 익숙한 윈도 메뉴가 나왔다. 유튜브로 들어가 야구 동영상을 재생했더니 3차원 공간에 서서 좀 더 입체적으로 영상을 즐길 수 있었다. 조그 버튼을 이용해 영상과의 거리, 각도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MR 전용 게임을 여니 두 손의 컨트롤러는 순간 총으로 변했다. 우주 속에서 총을 쏘면서 외계인 행성을 피하는 게 게임의 줄거리다. 가만히 서서 버튼만 재빨리 누르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공격을 피하려면 몸을 사방으로 움직이며 피해야 했다. MR 기기가 보편화되면 몸을 격하게 움직일 일이 많아져서 데스크톱을 방 한가운데 설치해야 할지도 모른다.
 
MR 전용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현재 윈도 스토어에는 마인크래프트ㆍ토이크래쉬 등 MR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2만2000개가 있다. 21일에는 국내에서 개발된 50개 이상의 MR 앱이 출시된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MR은 컴퓨터가 적외선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소리까지 파악하는 등 사용자의 공간과 환경을 이해하니까 구현되는 것”이라며 “머지않아 사람들이 MR로 가상의 공간에 모여서 셀카를 찍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혹 VR 기기를 사용하면 어지러움을 느끼고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HMD 오디세이로는 ‘디지털 멀미’가 거의 없었다. 다만 고글 장비를 머리에 제대로 조이지 않으면 앞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아 어지러웠다.
 
그간 VR 장비들은 대부분 헤드셋 외에도 공간 구석구석에 달아서 사용자를 인지할 수 있는 카메라 여러 대도 반드시 설치해야 했다. 전문가나 기업이 아닌 이상 VR 기기를 설치해서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반면 이번에 사용한 HMD 오디세이는 장비만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11일 대구에서 열린 'MRA 2017 혼합현실 페스티벌 대구'에서 시민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MR 기기인 홀로렌즈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6월 11일 대구에서 열린 'MRA 2017 혼합현실 페스티벌 대구'에서 시민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MR 기기인 홀로렌즈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중앙포토]

 
MR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ㆍHPㆍ델ㆍ레노보 등은 개인용 MR 기기를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HMD 오디세이는 현재 미국에서 499달러(약 55만원), 한국에서는 79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다른 제품들도 400~500달러 정도인데 앞으로 MR 시장이 커지면 가격도 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브라이언 블라우 부사장은 “2020년에는 VR 기기와 AR 기기는 없어지는 대신 VR과 AR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MR 기기만 시장에 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혼합현실(MR·Mixed Reality)=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합쳐서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합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MR은 완전한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과 가상 환경이 자연스럽게 합쳐진 스마트한 환경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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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영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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