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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울수록 돈" 미세먼지 배출 양심버린 소각장, 검찰에 덜미

중앙일보 2017.11.15 13:39
허가량 이상으로 폐기물을 태워 미세먼지를 발생시킨 소각업체들이 서울동부지검과 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 합동수사팀에 적발됐다. 적발된 소각장은 인천, 경기도 안산·화성, 충북 청주, 경북 포항 소재 8개 업체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 5월까지 허가량보다 131~500% 많게 소각했다. 이 기간 과다 소각량은 약 79만 톤으로 시간당 4톤을 소각하는 대형 소각장 9곳을 더 가동한 양과 맞먹는다.
 
2016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41%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널리 알려진 발전소(14%), 경유차(11%)보다 비중이 훨씬 크다. 폐기물 소각장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은 대기 중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과 2차 화학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PM2.5)를 발생시킨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 김종범 부장검사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 교체에 집중돼있는데,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장의 불법소각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검찰과 환경부 중수단의 합동수사로 허가량 이상 폐기물을 소각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사진 환경부 제공]

검찰과 환경부 중수단의 합동수사로 허가량 이상 폐기물을 소각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사진 환경부 제공]

 
해당 업체들은 다이옥신도 허용량을 넘겨 배출했다. 소각장은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을 허용기준까지 저감하기 위해 흡착성이 강한 활성탄을 신고한 계획량만큼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6개 업체가 필요량의 1.6~21%만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만배 강한 위험 물질이지만 배출량 측정비만 한 번에 2000만원이 드는 등 상시 감시가 어려워 업체들이 연 2회 시험분석 대만 다이옥신 발생을 낮추는 '꼼수'로 단속을 피해왔다.
  
적발된 업체들이 다이옥신 배출량을 줄이는 활성탄을 덜 사고 허용량 이상으로 폐기물을 소각해 챙긴 부당이득은 약 946억원이다. 소각업체는 폐기물 1톤을 처리해주는데 10~20만원을 받는다. 통상 폐기물 소각업체의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10% 정도인데, 적발된 업체들은 영업이익률이 20%나 됐다. 김태운 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장은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배출 총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하루 소각량이 100톤 이상이 되면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고, 님비 때문에 신설·증설도 어렵고, 공청회를 통과하기도 어렵다. 현실적으로 소각장을 늘리는 게 막혀있는데, 수익을 높이기 위해 폐기량을 불법으로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소각장은 대표적인 님비(Not In My BackYard·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 시설이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중앙포토]

폐기물 소각장은 대표적인 님비(Not In My BackYard·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 시설이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중앙포토]

 

검찰은 폐기물관리법, 대기환경 보전법 등 위반 혐의로 소각업체 대표이사 장모(59)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하고 8개 업체 직원과 대표 등 30명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김태운 중수단장은 "대기오염도 문제지만, 과다 소각은 재활용 정책에도 방해가 된다"며 "페트병 안에 든 오물을 세척하는데 드는 인건비가 소각비보다 비싸다 보니 시장논리에 따라 그냥 다 태워버리는 상황이다. 불법 소각을 막아야 재활용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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