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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은 종합 예술인 … 일제가 성노리개로 왜곡”

중앙일보 2017.11.15 02:04
대구시 중구 종로 ‘가미’ 내 기생 전시관내의 기생 사진. [사진 가미·윤금식 대표]

대구시 중구 종로 ‘가미’ 내 기생 전시관내의 기생 사진. [사진 가미·윤금식 대표]

기생(妓生)은 노래나 춤을 배워 술자리에서 흥을 돕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여성을 뜻한다. 술과 흥, 여성이라는 이유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껄끄러운 단어다.
 
그런데 기생을 전통문화와 역사 아이콘으로 삼아 자랑스럽게 보존하고 알리자는 ‘기생 지킴이’가 대구에 있다. 주인공은 윤금식(61·사진)씨다. 그는 사비를 들여 대구시 중구 종로에 기생을 주제로 한 ‘전통풍류 골목’을 만들고 있다. 990여㎡ 규모로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골목 곳곳에 기생 벽화를 그리고, 기녀 복 체험장을 만든다. ‘요정’을 형상화한 커다란 한옥도 짓고 있다. 골목 상가 벽엔 기생 사진과 다양한 기생 역사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대구의 관광 명소인 ‘김광석 길’처럼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생이 주제인 스토리텔링 공간인 셈이다.
 
윤금식

윤금식

윤씨는 “기생을 단순 접대부로 생각하게 된 것은 일본 강점기 만들어진 왜곡된 사실들 때문이다”며 “기생은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종합 예술인이다. 전통풍류 골목을 통해 기생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생의 시초는 경상감영 같은 관에 소속된 관기였다고 한다. 일본은 1900년대 초 관기 제도를 폐지했다. 윤씨는 “대구 기생들을 위해 성매매 집창촌이던 자갈마당 자리에 유곽 지가 조성됐는데, 일본 강점기 기생을 천시하고 성 노리개로 삼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라며 “기생 이미지가 왜곡되기 시작한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시 중구 종로에서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하며 그 옆에 가미라는 요정을 운영 중이다. 공식적으로 대구에 남은 마지막 요정이다. 2층 한옥으로 된 가미는 요정이자, 기생 전시관이기도 하다. 내부에 기생 사진·가야금·가체(加髢) 등 기생 관련 물품이 전시돼 있다. 과거 대구시 중구 종로에 있던 130여개의 속칭 ‘기생집’을 미니어처로 만든 전시품도 설치돼 있다. 직접 기생 관련 문헌을 조사해 찾아 만든 기생 역사 자료도 곳곳에 붙어있다.
 
그는 “기생 관련 물품과 자료, 사진이 30여점, 고미술품이 100여점 전시돼 있다”며 “30여년 전부터 발품을 팔아 고미술품 경매장 등을 다니며 사서 모은 것이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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