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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리바우길 열리다] 사람과 강산이 하나 된 길, 당신을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2017.11.02 00:02
올림픽 아리바우길 5코스 능경봉에서 내다본 대관령 너머 강릉 시내.

올림픽 아리바우길 5코스 능경봉에서 내다본 대관령 너머 강릉 시내.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의 세 고장을 잇는다. 정선 읍내 시장통에서 시작해 평창의 힘찬 산줄기를 지난 뒤 강릉 경포 바다 앞에서 멈춘다. 모두 9개 코스로 전체 길이는 131.7㎞다. 2015년 조성사업을 시작했고 지난달 14일 강릉에서 첫 개장행사를 치렀다. 예산은 모두 33억원이 들어갔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이라는 이름은 세 고장에서 비롯됐다. ‘올림픽’은 평창을 가리키며 ‘아리’는 정선아리랑의 고장 정선을 상징한다. ‘바우’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트레일(걷기여행 길) 강릉바우길에서 따왔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서와 영동으로 갈라진 세 고장이 하나의 길로 이어졌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의 가장 큰 의의가 여기에 있다. 각기 다른 세상을 하나로 잇는다는 점에서 길과 올림픽은 닮았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상징. 강원도를 상징하는 새 두루미를 형상화했 고 오륜기에 쓰이는 다섯 가지 색깔을 입혔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상징. 강원도를 상징하는 새 두루미를 형상화했 고 오륜기에 쓰이는 다섯 가지 색깔을 입혔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세 고장의 명소를 두루 짚는다. 정선 아리랑시장(정선오일장)·아우라지·정선 레일바이크·안반데기·백두대간·대관령옛길·오죽헌·경포호수·강문해변 등 산과 강, 바다와 호수, 시장과 유적을 아우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도 두 개(정선아리랑, 강릉단오제)를 거느리고, 한반도의 등뼈 백두대간과 붉은 해 토해내는 동해 바다도 품는다. 강원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이 길에서 고스란하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강원도의 오장육부를 후벼 판다.
 
길은 결국 사람의 흔적이어서 올림픽 아리바우길도 우리네 삶이 주인공이다. 아라리 가락에 얹힌 떼꾼의 고단했던 하루, 뼝대(‘절벽’의 정선 사투리) 아래에 사는 정선 사람의 한숨, 해발 1000m 고원에서 배추를 거두는 화전민의 땀, 대관령옛길을 오르내렸던 길손의 설움이 길섶마다 배어 있다. 한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26년을 쌓았다는 노추산 자락의 돌탑 무더기 앞에서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강원도의 숨은 매력을 두 발로 찾아다닌다는 점에서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새로운 강원도 여행법이자 뜻깊은 관광자원이다.
 
강원도 깊은 산골을 헤집고 다녀서 길이 녹록하지는 않다. 코스를 개척한 ㈔강릉바우길의 이기호 사무국장은 “제주올레가 걷기여행 초보자를 위한 길이라면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중급자를 위한 길”이라고 소개했다. 경험을 말하자면, 힘들지만 재미있다. 9개 코스 중에서 해발 1322m의 노추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3코스가 가장 힘들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를 상상한다. 개·폐막식장은 철거가 확정됐고, 빙상경기장 네 곳도 운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축제가 끝나면 한바탕 꿈 같았던 추억만 되새길지 모른다. 그래서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소중하다. 사람은 떠나도 길은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올림픽 기간에는 모두가 즐기는 관광자원이 되고,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올림픽 유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준(1712∼81)이 『산경표』에 썼듯이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길은 사람이 걸을 때만 길로서 유효하다. 장담한다.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아름다운 길이다. 국내 어느 트레일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이름에 올림픽을 내건 길이 이름값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길은 조성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
 
특별취재팀=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안충기 기자·화가 newnew9@joongang.co.kr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올림픽 아리바우길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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