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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리포트] 로마시대 문화 다룬 라틴어 강의 정리 … 잔잔하지만 큰 울림

중앙일보 2017.10.14 01:00
라틴어 수업 표지

라틴어 수업 표지

라틴어 수업
한동일 지음, 흐름출판
 
국내 베스트셀러의 순위는 ‘지나치게’ 안정적이다. 한 달이 지나도 순위에 새로 진입한 도서도 드물고, 그런 만큼 순위 밖으로 밀려난 책도 별로 없다. 시장을 흔들어놓는 도발적인 신작, 독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을 불붙여놓는 문제작이 그리워질 정도다.
 
그 변화 없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잔물결 같은 움직임이 눈에 띈다. 8위에 자리한 『라틴어 수업』이다. 놀랍게도, 진짜 라틴어 수업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그 배우기 어렵다는 라틴어 말이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한동일 교수가 서강대에서 했던 ‘초·중급 라틴어’ 수업 내용을 엮은 책이다.
 
도대체 왜 『라틴어 수업』이 이토록 인기일까. 한 인터뷰에서 저자인 한동일 교수는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명확한 답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라틴어의 매력을 묻자 “지금도 어렵다. 그러나 라틴어를 공부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수행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고 답했다.
 
『라틴어 수업』은 어학 도서라기보다는 인문 교양 에세이에 가깝다. 라틴어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로마 시대의 문화와 사회 제도, 종교 등을 포함해 오늘날의 이탈리아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이야기 갈피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문제, 자신에 대한 성찰 등 삶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함께 녹아 있다. 풍부한 인문학 지식뿐만 아니라 울림이 있는 콘텐트가 독자들을 끌어들였다. 명강은 미국 하버드대나 영국 옥스퍼드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대학 강의실로 눈을 돌려 친근한 교양 도서를 빚어낸 출판사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유정연 흐름출판 대표는 “출판의 미래를 걱정하며 일에 손에 잡히지 않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한 호응을 보며 ‘좋은 책에 목마른 독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베스트셀러 (9월 13일∼10월 10일·교보문고 집계)
① 언어의 온도(이기주 지음, 말글터)
②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 민음사)
③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④ 말의 품격(이기주 지음, 황소북스)
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지음, 마음의숲)
⑥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⑦ 명견만리 : 정치, 생애, 직업, 탐구편(KBS 명견만리 제작팀 지음, 인플루엔셜)
⑧ 라틴어 수업(한동일 지음, 흐름출판)
⑨ 자존감 수업(윤홍균 지음, 심플라이프)
⑩ 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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