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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엠마 스톤·비욘세의 공통점은...

중앙일보 2017.10.14 00:10
실존 인물을 묘사해야 하는 전기영화. 배우들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에 대중이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기대 이하의 혹평이, 때로는 실존 인물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한다. 역사에 이름을 새긴 위인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여기 실존인물을 연기하고, 자신이 연기한 그 인물과 만난 명배우들과 작품을 소개한다.  
 
엠마 스톤& 빌리 진 킹
‘빌리 진 킹-세기의 대결’ (2017)
우리에겐 '라라랜드'로 익숙한 엠마 스톤(왼쪽)과 테니스계의 전설 빌리 진 킹.

우리에겐 '라라랜드'로 익숙한 엠마 스톤(왼쪽)과 테니스계의 전설 빌리 진 킹.

1973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빌리 진 킹과 전 남자 테니스 챔피언이었던 바비 릭스의 성대결을 그린 작품. 당시 TV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빌리 진 킹을, 스티브 카렐이 바비 릭스역을 각각 연기했다. 엠마 스톤은 헤어스타일과 피부색은 물론, 근육을 키워 체형까지 바꾸며 빌리 진 킹으로 완벽 변신했다. 엠마 스톤은 킹에 대해 “역사를 바꿨고, 지금까지도 평등을 위해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비욘세& 에타 제임스
‘캐달락 레코드’ (2008)  
에타 제임스(왼쪽)는 2009년 대통령 당선 파티때 자신의 노래를 부른 비욘세에 대해 "노래실력이 형편없다. 어떻게 내 노래를 그렇게 부르느냐"고 혹평했다.

에타 제임스(왼쪽)는 2009년 대통령 당선 파티때 자신의 노래를 부른 비욘세에 대해 "노래실력이 형편없다. 어떻게 내 노래를 그렇게 부르느냐"고 혹평했다.

1950년대 시카고를 기반으로 음악 산업에 큰 획을 그었던 캐딜락 레코드사에 관한 이야기로, 뮤지션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하는 영화다. 비욘세는 블루스 소울음악의 대모인 에타 제임스를 연기했다. 에타 제임스의 풍만했던 젊은 시절 모습을 그리기 위해 체중을 7kg 늘리기도 했다. 비욘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축하 파티에서 에타 제임스의 대표곡 ‘앳 라스트(At last)’를 불렀고, 이 노래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춤을 추는 영상이 전세계에 중계됐다.
헬렌 미렌&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더 퀸’(2006)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오른쪽)과 만난 헬렌 미렌. 미렌은 이 영화 츌연을 계기로 영국 여왕이 주는 작위를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오른쪽)과 만난 헬렌 미렌. 미렌은 이 영화 츌연을 계기로 영국 여왕이 주는 작위를 받았다.

영국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헬렌 미렌은 이 영화에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빈의 죽음에 대응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묘사했다. 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뿐이 아니다. 영국 왕실로부터 남자의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DBE(Dame Commander of Or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도 받았다. 헬렌 미렌은 자신의 자아보다는 의무와 책임을 익히며 자란 여왕의 고독을 가장 품위있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프랭크 윌리엄 애빅네일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오른쪽) 못지않은 훈남 외모가 화제가 된 프랭크 애빅네일(왼쪽).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오른쪽) 못지않은 훈남 외모가 화제가 된 프랭크 애빅네일(왼쪽).

미국의 범죄 코미디 영화다.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부모가 이혼한 뒤 가출한 주인공 프랭크가 팬암 조종사, 하버드 의대를 수석 졸업한 의사, 예일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를 사칭하며 벌이는 사기극과 그를 쫓는 FBI 수사관 칼의 이야기를 담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사기극의 주인공인 프랭크 애빅네일을, FBI 수사관 칼을 톰 행크스가 연기했다. 2002년 당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소년성을 찾아내 캐스팅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정확한 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제임스 프랭코& 아론 랄스턴
‘127시간’ (2010)
의수를 착용하고 있는 아런 랄스턴(왼쪽). 그는 자신의 역할을 맡은 제임스 프랭코에게 사고 당시 상황과 심정 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고 한다.

의수를 착용하고 있는 아런 랄스턴(왼쪽). 그는 자신의 역할을 맡은 제임스 프랭코에게 사고 당시 상황과 심정 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고 한다.

2003년 미국 유타주의 협곡 블루존캐년에서 하이킹을 즐기던 청년 아론 랄스턴이 협곡사이로 추락했다. 큰 바위에 오른팔이 끼는 사고를 당한 그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직접 자신의 한쪽 팔을 잘라낸 충격적인 실화를 담았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해리 오스본 역을 맡았던 제임스 프랭코가 열연했다. 아론은 배우 제임스 프랭코에게 당시 팔을 잘라내기까지의 고뇌와 충격,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해 극의 리얼리티를 살렸다고 한다.  
케이트 맥키넌& 힐러리 클린턴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2016) 
지난해 TV쇼 'SNL'에 바텐더로 출연한 힐러리 클린턴(오른쪽)이 자신의 역을 맡은 SNL 크루 케이트 맥키넌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TV쇼 'SNL'에 바텐더로 출연한 힐러리 클린턴(오른쪽)이 자신의 역을 맡은 SNL 크루 케이트 맥키넌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4월 당시 미국 대선 출마가 유력시됐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지하철 굴욕이 화제가 됐다. 밑바닥 표심을 다지겠다며 지하철에 타려던 클린턴이 개찰구에서 지하철 탑승카드 사용법을 몰라 허둥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 카드를 개찰구에 다섯차례나 대고 겨우 지나갔던 이 장면을 SNL은 놓치지 않았다. SNL 크루이자 배우인 케이트 맥키넌은 클린턴으로 분해 이 장면을 익살스럽게 풍자했다. 클린턴은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맥키넌은 이 역할로 지난달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코미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에디 레드메인&스티븐 호킹 박사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영국이 낳은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 레드메인은 이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국이 낳은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 레드메인은 이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대학시절, 사랑, 투병과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에디 레드메인의 호킹 싱크로율 100% 연기가 화제가 됐다. 레드메인은 호킹을 연기하기 위해 루게릭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말하기, 운동 능력 등을 차트로 만들어놓고 공부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그는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레드메인은 이듬해 개봉된 영화 ‘대니쉬 걸’에서는 트렌스젠더로 완벽하게 변신해 전세계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제 그가 도전할 역할은 외계인 밖에 없다”는 찬사가 잇따랐다. 
윌 스미스& 무함마드 알리
‘알리’ (2001) 
영화에서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20kg 이상 체중을 늘렸다는 윌 스미스(오른쪽)와 알리.

영화에서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20kg 이상 체중을 늘렸다는 윌 스미스(오른쪽)와 알리.

전설의 복서 무함마드 알리의 권투 생애에서 가장 파란만장했던 시기(1964~74년)를 그린 영화다. 윌 스미스는 헤비급 복서 알리 역을 연기하기 위해 20kg 살을 찌우고 맹훈련을 거쳐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알리의 빠른 주먹을 재현해냈다. 파킨슨병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했던 알리는 지난해 7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윌 스미스는 “당신은 세상을 흔들었다. 나의 멘토, 나의 친구, 당신은 나의 삶을 변화시켰다”고 애도했다. 그는 알리의 고향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 직접 알리의 관을 운구했다.
모건 프리먼&넬슨 만델라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2009)
넬슨 만델라 역에 대체 불가능한 배우 모건 프리먼. 두 사람은 실제로 20년지기 친구였다.

넬슨 만델라 역에 대체 불가능한 배우 모건 프리먼. 두 사람은 실제로 20년지기 친구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스포츠 드라마. 존 칼린의 책을 바탕으로 1995년 럭비 월드컵 당시 이야기를 그렸다. 모건 프리먼은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를, 맷 데이먼이 남아공 대표팀의 주장을 연기했다. 프리먼은 이 영화에서 만델라에 완벽하게 빙의한 듯한 연기를 보여줬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프리먼이 아닌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만델라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을 정도. 실제로도 20년기지였던 프리먼과 만델라. 2013년 만델라가 타계하자 인도의 한 마을에는 프리먼의 사진을 담은 대형 추모 포스터가 내걸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만큼 닮았다는 이야기다.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저커버그
‘소셜 네트워크’ (2010)  
마크 저커버그(왼쪽)가 자신으로 분장한 제시 아이젠버그(오른쪽)를 보며 웃고 있다. 아이젠버그는 저커버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후드티와 청바지, 삼선슬리퍼 차림이다.

마크 저커버그(왼쪽)가 자신으로 분장한 제시 아이젠버그(오른쪽)를 보며 웃고 있다. 아이젠버그는 저커버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후드티와 청바지, 삼선슬리퍼 차림이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의 탄생 비화를 담은 영화다. 천재적인 두뇌를 이용해 어린 나이에 억만장자 사업자가 된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를 조명했다. 개봉 당시 국내 SNS 유저들이 급증하고 있던 시기와 맞물려 흥행에 힘을 실었다. 특히 흰 피부에 푸른색의 큰 눈, 짧고 곱슬거리는 갈색 머리 등 마크 저커버그와 흡사한 제시 아이젠버그의 외모가 화제가 됐다. 평소 저커버그가 즐겨 입는 후드티와 청바지, 삼선슬리퍼 등 소품들은 극의 재미를 더했다.  
패티 듀크&헬렌 켈러  
‘미라클 워커’ (1962)
헬렌 켈러(오른쪽)를 만나 손을 맞잡고 소통하는 패티 듀크. 헬렌 켈러는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반전-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헬렌 켈러(오른쪽)를 만나 손을 맞잡고 소통하는 패티 듀크. 헬렌 켈러는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반전-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헬렌 켈러 역을 맡은 패티 듀크(1946~2016). 캐스팅을 위해 실시된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은 예고 없이 비상벨을 울려 연기자들이 얼마나 헬렌 켈러에 몰입했는지를 시험했다. 모든 참가자들이 당황했지만 패티 듀크는 놀라지도 뒤를 돌아보지도,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그저 헬렌 켈러를 연기했다. 이 일화는 훗날 일본 최고의 순정만화로 꼽히는 미우치 스즈에의 ‘유리가면’의 소재로 쓰였다. 듀크는 이 영화로 당시 오스카 역사상 연기 부문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그의 나이 16세 3개월24일때의 일이다.  
브래드 피트& 빌리 빈
‘머니볼’ (2011)
브래드 피트(가운데)와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빌리 빈(왼쪽).

브래드 피트(가운데)와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빌리 빈(왼쪽).

야구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빌리 빈이 만들어낸 14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20연승이라는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그린 감동 실화다. 재미있는 건 빌리 빈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가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 그는 “영화 촬영 중 야구에 대해 아는 게 없어 너무 창피했다. 야구에 대한 내 기억은 고교 시절 야구공에 광대뼈를 맞아 18바늘 꿰맨 것 뿐이다. 난 형편없는 야구 선수고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는 별개문제. 이 영화는 피트의 열연에 힘입어 대성공을 거뒀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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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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