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금융 사각지대'…방치된 사망자 명의 337만개 계좌·카드

중앙일보 2017.10.13 15:06
 
사망자 명의의 금융계좌가 방치되고 있다.  
은행ㆍ증권계좌만 335만4000개, 신용ㆍ체크카드가 1만6000개에 이른다.  
문제는 이 계좌를 통해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금융 감독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또 차량 소유자가 숨진 지 5년 이상된 차량 5만9000대가 여전히 사망자 명의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전경

감사원 전경

 
감독 당국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이들 계좌들은 잠재적으로 대포통장ㆍ대포차 형태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면밀한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사망ㆍ실종ㆍ외국체류 정보관리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시중 6개 은행과 10개 증권회사, 8개 신용카드사를 대상으로 2000년부터 올해 3월말까지 신고된 사망자 439만여명의 계좌ㆍ카드 보유 여부와 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ㆍ보건복지부ㆍ경찰청ㆍ사회보장정보원 등 4개 총괄기관과 15개 연계활용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해 총 27건의 위법ㆍ부당사항을 적발하고 2명을 징계요구했다.

  
금융실명법은 차명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또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ㆍ체크카드 발급 후 카드 가맹점이 거래를 할 때마다 ‘본인’이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사망자 명의 계좌는 237만5000여개로 잔액은 1747억원에 달했다. 별도의 신원 확인 없이 출금거래(45만건ㆍ3375억원)가 명의자 사망 이후에 발생했다. 심지어 사망일 이후 개설된 계좌도 989개나 됐다.
 
대포통장 거래 실태를 보여주는 SNS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대포통장 거래 실태를 보여주는 SNS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사망자 명의 증권계좌는 97만9000여개로 잔액은 463억원이고 출금거래(5385건ㆍ271억원)가 사망 이후 발생했으며 사망일 이후 개설된 계좌도 928개이다.
사망자 명의 신용ㆍ체크카드 1만6000개도 사용 가능했고 실제로 결제거래(1만5000건ㆍ7억원)에 이용됐으며, 사망일 이후 발급된 카드도 140개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사망자 명의의 계좌 70개가 대포통장으로 지정됐고 42개 계좌가 금융범죄에 악용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대포통장.

경찰에 적발된 대포통장.

 
금융위는 현재 사망자 명의의 금융거래 제한을 위해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신용거래’를 한 고객에 한 해 평균 2개월 주기로 사망 여부를 조회해 활용할 뿐 사망자 명의의 금융거래 및 관리를 방치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사망신고 이후 사망자 명의로 개설ㆍ발급된 계좌나 카드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의 적정한 검사 및 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적정한 실명확인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사망자 명의의 차량에 관한 국토교통부의 감독도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등록령은 차량 소유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등록을 신청하게 하고 위반시 최고 60만원까지의 범칙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감사원이 2000년부터 올해 3월말까지 사망신고자 439만여명의 차량 소유현황을 점검한 결과 48만3006대는 상속 이전됐다. 하지만 9만7202대는 여전히 사망자 명의로 남아 있었다.

 
 
지난 7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벤츠·마이바흐 등 고급 외제 대포차를 돈을 받고 임대한 혐의(자동차관리법 등 위반)로 중고차 매매업자 A(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사진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대포차가 모여있는 경기 남양주의 한 차고지. [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벤츠·마이바흐 등 고급 외제 대포차를 돈을 받고 임대한 혐의(자동차관리법 등 위반)로 중고차 매매업자 A(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사진은 A씨가 범행에 사용한 대포차가 모여있는 경기 남양주의 한 차고지. [연합뉴스]

특히 사망 이후 5년 이상 지났는데도 이전등록이 안 된 차량이 5만9310대에 달했다.
 
 
2000년부터 올해 3월말까지 사망자 명의의 차량이 일으킨 인명피해 교통사고는 1989건이었다. 사망자 40명ㆍ중상자 880명 등 총 322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 명의 차량에는 과세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용환 기자 narrative@joongang.co.kr
기자 정보
정용환 정용환 기자

Innovation Lab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