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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노인' 활발한 성생활에…60대 이상 성병 환자, 4년새 급증

중앙일보 2017.10.13 11:56
대개 노인은 성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령화 등에 따라 성생활이 활발해지면서 성병 환자가 함께 늘고 있다. [중앙포토]

대개 노인은 성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령화 등에 따라 성생활이 활발해지면서 성병 환자가 함께 늘고 있다. [중앙포토]

일반적으로 노인은 '성'(性)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60대 이상 성병 환자가 최근 4년 새 28.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노인'의 증가로 성생활이 활발해진 반면 성 지식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은 13일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주요 성 관련 질환(성병) 환자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인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독·임질·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성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163만265명, 진료비는 464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34만여명이던 환자 수는 지난해 37만여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복통·구토 등을 유발하는 '편모충증' 환자가 가장 많았고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클라미디아 감염·매독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4명 중 3명(76.7%)에 달했다.
2013~2016년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60대 이상 성병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자료 인재근 의원실]

2013~2016년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60대 이상 성병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자료 인재근 의원실]

  연령별로는 30대 환자가 25.5%로 가장 많았다. 60대와 70대 이상은 각각 1.7%, 0.1%로 제일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3~2016년 4년간 증가율을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60대는 30.3%, 70대 이상은 25%로 다른 연령대보다 증가 폭이 훨씬 컸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4년 새 약 1만명(28.5%)의 환자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40대 성병 환자가 0.7%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유독 노인 환자가 급증한 건 활발해진 성생활이 주된 요인이다. 인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난 데다 발기부전치료제 보급, 건강 관리 강화 등 의료 발달로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강동우 박사(성의학연구소)는 "노인 성병 문제는 약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대두했다. 몸도 좋아지고 약도 보급되면서 노인들이 '주책'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갈수록 성생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기부전제가 보급되면서 노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성생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중앙포토]

발기부전제가 보급되면서 노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성생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중앙포토]

  하지만 성 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 성욕 해소를 위해 '박카스 아줌마'로 대표되는 노인 성매매에 나서거나 콘돔 사용을 꺼리면서 성병 위험에 노출되곤 한다. 하지만 일부 노인 복지관 등에서 성교육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뿐 이들의 성 지식을 개선할 수 있는 체계는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강동우 박사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노인들의 성 의식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다. '돈 주면 쉽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임신 가능성이 매우 낮고 느낌이 없다는 이유로 성관계시 콘돔을 쓰지 않는 등의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성병에 걸려도 증세를 잘 인지하지 못 한다는 점도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 많이 감염됐던 임질·매독 등은 고름이 나오거나 썩어들어가는 등의 증세가 확연이 나타났다. 하지만 요즘은 무증상 성병이 많아 본인이 걸린지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옮기기 쉽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문제라고 넘기는 경우도 많다. 증상이 조금 있더라도 '소변 보는게 시원찮네' 정도로만 여기고 성병인 지 모르는 식이다.
노인 성범죄 감소를 위해 경기도는 2010년부터 70~8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성교육 강좌를 경청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인 성범죄 감소를 위해 경기도는 2010년부터 70~8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성교육 강좌를 경청하고 있다. [중앙포토]

  인재근 의원은 "노인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성 문제를 개선하고 올바른 성문화가 정착되도록 정부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박사는 "노인이 적극적으로 검진을 받아 비뇨생식기 감염 여부를 꾸준히 확인하면 성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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