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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갓털 단 씨 하나가 내 무릎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난데없었다.
야외가 아니라 아침 출근 버스 안이었다.
버스를 타고 여행 중인 씨와 조우한 게다.
더구나 내 무릎에 합석한 것이다.
얌전히 앉아서 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갓털로 살금살금 걷는 듯하다가 어느새 뒷걸음질했다.
가벼이 날아오르더니 어느새 사뿐히 내려앉기도 했다.
휘리릭 공중제비를 넘기도 했다.
마치 자신이 모델인 양 온갖 포즈를 취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도 있었다.
광고사진의 진짜 모델이었다.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 문이 열렸다.  
야박하게도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씨는 떠나버렸다.
시월의 바람에 환승한 게다.
 
권혁재 기자 사진
권혁재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버스여행 중인 씨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