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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한다 → 안 한다 → 다시 한다 → 또 안 해 … “유치원생 장난도 아니고” 엄마들 뿔났다

중앙일보 2017.09.18 01:54
“주말 내내 천국과 지옥을 오갔어요. 휴업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한다고 하니…. 집단 휴업이 유치원생 장난도 아니고 이게 뭐하자는 건가요. 학부모와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피해를 봐야 하나요.”
 
6세 딸을 키우는 직장맘 이모(38·서울 목동)씨는 17일 사립유치원들이 휴업 철회 소식을 발표하자 이런 반응을 보였다.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18일 예고한 집단 휴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런데도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이 ‘휴업 강행(14일)→철회(15일)→강행(16일)→철회(17일)’ 식으로 오락가락해서다. 학부모들은 18일 아이를 맡길 곳을 구했다가 없던 일로 했다가 다시 구하는 수고를 되풀이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전국 사립유치원 4200곳 중 3500곳이 모인 단체다. 한유총은 이날 “18일 휴업 없이 유치원을 정상 운영한다. 휴업, 휴업 철회, 철회 번복 등으로 학부모들과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이미 단단히 뿔이 났다. 서울 마천동에서 5세 아들을 키우는 직장맘 김모(37)씨는 “돈을 더 내더라도 차라리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보내고 싶다. 아이들을 볼모 삼아 자신들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곳에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을 것 같다”며 분노를 표했다. 한유총은 이날 “휴업 철회 번복은 한유총 공식 입장이 아니라 임시기구인 투쟁위원회 의견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립유치원들 안에서 휴업에 대한 의견차가 컸다는 설명이다. 최성균 한유총 사무국장은 “휴업하는 곳이 혹시라도 나올지,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한유총 차원에서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교육부, 그리고 시·도 교육청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일부 교육청은 17일까지도 지역 내 사립유치원 휴업 여부와 휴업 시 대책을 학부모에게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
 
5세 딸을 둔 김모(37·서울 가락동)씨는 “임시 돌봄지원서비스를 신청하려고 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서비스를 신청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정혜손 서울교육청 유아교육과장은 “서울시에선 18일 휴업하는 유치원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치원별로 학부모들에게 정상 운영한다는 소식을 휴대전화 문자로 보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민희·박형수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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