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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나경원·이정미·박정화·조희진 … 법조계 ‘원조 걸크러시’ 20명 모인 이유

중앙일보 2017.09.18 01:00
‘여성 법조인 최초’가 늘 붙어다닌 이영애(앞줄 왼쪽 셋째) 전 춘천지방법원장의 고희를 맞아 강금실(앞줄 왼쪽 둘째) 전 법무장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뒷 줄 왼쪽 여덟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뒷줄 왼쪽 아홉째), 박정화 대법관(뒷줄 왼쪽 열둘째) 등 여성 법조계의 별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앞줄 왼쪽 첫째), 이 전 원장 남편인 김찬진 전 의원(앞줄 왼쪽 넷째), 김영혜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앞줄 왼쪽 여섯째) 등도 함께했다. [사진 이영애]

‘여성 법조인 최초’가 늘 붙어다닌 이영애(앞줄 왼쪽 셋째) 전 춘천지방법원장의 고희를 맞아 강금실(앞줄 왼쪽 둘째) 전 법무장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뒷 줄 왼쪽 여덟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뒷줄 왼쪽 아홉째), 박정화 대법관(뒷줄 왼쪽 열둘째) 등 여성 법조계의 별 2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앞줄 왼쪽 첫째), 이 전 원장 남편인 김찬진 전 의원(앞줄 왼쪽 넷째), 김영혜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앞줄 왼쪽 여섯째) 등도 함께했다. [사진 이영애]

최근 임명된 박정화 대법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한민국 사상 첫 여성 법무장관에 올랐던 강금실 변호사, 보수 야권 여성 정치인의 대표격인 판사 출신의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낭독했던 이정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여성 최초의 검사장인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
 
지난 15일 오후 서울의 한 한식당. 여성 법조계를 대표하는 ‘별’들이 얼굴을 마주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출신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6년 역임한 김영혜 변호사, 판사-청와대 행정관을 거친 강선희 SK 이노베이션 부사장,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등도 함께였다. 법조계 ‘원조 걸크러시’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사연은 뭘까.
 
이들을 불러 모은 이는 여성 최초 사법시험 수석, 최초의 여성 법원장 등 법조계 여성 최초 타이틀을 도맡다시피 했던 이영애 전 춘천지방법원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의 70세 생일(고희)을 맞아 여성 법조계 후배들이 ‘헌정’파티를 연 자리다. 1971년 사법시험 합격 후 46년 동안 여성 법조인들의 대모 역할을 해온 그에게 후배들은 각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고교(경기여고)-대학(서울대 법학과) 후배인 강금실 전 장관은 “여판사가 드물던 시절 이 전 원장님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다. 여성법조인의 영원한 롤모델이시다”고 축사를 했다. 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고등법원 배석 판사 시절 옆 재판부 부장님이 이 전 원장님이셨다”며 “야근 때면 늘 저녁을 사주겠다고 하셨는데 야근을 빨리 끝내고 집에 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항상 거절했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전 권한대행의 발언에 좌중엔 웃음이 터졌지만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성 법조인으로선 최고위직에 오른 이 전 권한대행 역시 여판사가 소수였던 시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애로를 겪었다는 데 모두 공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과거 ‘이철희-장영자 사건’ 주심이자 서울형사지방법원 최초의 여판사로 신문에 난 이 전 원장님 기사를 보고 법조인의 꿈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최초의 사법시험 여성 수석, 최초의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최초의 여성 고등부장판사, 최초의 여성 법원장으로 길을 개척하신 이 전 원장님 덕분에 후배들은 편하게 그 길을 따라갔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모임의 간사역할을 한 판사 출신 전주혜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이 전 원장님은 판사생활 내내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다”며 “매년 사법시험 여성합격자들을 불러 식사를 사주며 격려해주셨고 여성법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셨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다양하다는 질문에는 “수십 년 전부터 이 전 원장님은 정치색과는 무관하게 여성 법조인들의 큰언니 역할을 하셨다”며 “이 전 원장님이 걸어온 길이 여성 법조인들의 역사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2008년 이회창 전 총재가 이끌던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던 이 전 원장은 나경원 의원과 조윤선 전 문화부 장관의 정계 입문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2002년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 전 원장과 남편 김찬진 전 의원에게 젊은 여성 법조인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이 전 원장이 나 의원과 조 전 장관을 소개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 전 원장은 많은 여성 법조인의 가톨릭 대모이기도 하다. 강금실 전 장관, 박정화 대법관, 조희진 검사장, 강선희 부사장, 김영혜 전 국가인권위원 등이 그의 대녀들이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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