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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고장 난 인슐린 분비 시스템 ‘2형 당뇨병’, 수술로 완치

중앙일보 2017.09.18 00:02
특성화병원 탐방│민병원 대사내분비센터
민병원은 수술로 당뇨병을 치료한다. 당뇨 지속 기간, 췌장 기능, BMI 지수 등에 따라 수술법을 적용해 완치율을 높인다. 프리랜서 박건상

민병원은 수술로 당뇨병을 치료한다. 당뇨 지속 기간, 췌장 기능, BMI 지수 등에 따라 수술법을 적용해 완치율을 높인다. 프리랜서 박건상

당뇨병(제2형) 진단을 받으면 환자의 삶은 달라진다. 저지방식·저염식은 기본이다. 열량과 지방 등을 고려한 ‘교환 단위’에 근거해 식단을 짠다. 매일 약을 먹으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혈당을 체크하며 관리해야 한다. 뇌졸중·심장병·당뇨발 같은 합병증에 대한 걱정은 덤이다. 수치와 약의 굴레에 갇혀 사는 셈이다. 그래서 모든 당뇨병 환자는 완치를 원한다. 방법은 있다. 바로 수술이다. 당뇨로 고장 난 체내 시스템을 바로잡는 대사수술이다. 민병원 대사내분비센터는 이 수술로 당뇨병 환자 92.8%를 완치시켰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의아해한다. 당뇨병을 수술로 치료한다니 말이다. 하지만 당뇨 대사수술은 1900년대 초반부터 당뇨병 치료에 적용돼 온 치료법이다. 의학 교과서에도 당뇨 치료법으로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비만 수술’이라는 오해 때문이다.
 
 
정상적인 기능 최대한 활용 
수술을 통한 치료 원리는 복잡하지 않다. 원래 몸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높은 혈당을 낮춘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체내 시스템이다. 인슐린 분비는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으로 조절된다. 상부 소장에서는 ‘GIP’, 하부 소장에서는 ‘GLP-1’이라는 인크레틴이 분비된다. 모두 인체에서 인슐린 분비를 가장 강력하게 자극하는 물질이다.
 
당뇨 환자는 GIP 인크레틴 체계가 무너진 상태다. 음식물이 상부 소장을 거치면서 고장 난 인크레틴 시스템이 작동해 혈당이 에너지로 변환하지 못한 채 쌓이게 된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은 “당뇨 환자의 경우 인크레틴 체계가 고장 나 일부가 반란군으로 변한 상태”라며 “망가진 기능은 작동하지 않도록 하되 정상적인 기능은 최대한 활용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술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위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위에서 잘록한 부분인 ‘위 소매’를 절제한다. 위 내부 공간의 부피를 80~100㏄만 남기는 ‘위소매절제술(Sleeve)’이다. 위 소매를 잘라내면 위산 분비가 줄어들고 췌장 효소를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 물질이 결국 GLP-1의 분비를 늘리게 된다.
 
다른 수술법은 위를 30㏄ 정도만 남기고 잘라내면서 하부 소장을 끌어다 위와 연결하는 ‘루엔와이(Roux-en Y) 위우회술’이다. 먹은 음식물이 아예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하부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기 때문에 GIP가 작동하는 것을 차단한다. 김 원장은 “체질량지수(BMI), 췌장 기능, 당뇨 지속 기간 등 당뇨 환자의 조건에 따라 수술법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두 수술법 모두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단점이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상대적으로 당뇨 지속 기간이 짧은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루엔와이 위우회술은 초고도 비만인 당뇨 환자에게 효과가 크지만 단점이 많았다. ‘유문’이 보존되지 않아 영양 결핍을 유발했다. 유문은 위에서 음식물이 완전히 소화된 뒤 열리는 위 끝 관문을 말한다. 게다가 구조상 수술 후에는 위 내시경으로 남아 있는 위 내벽 전체를 볼 수 없어 위암 검진에 제한이 많았다. 당뇨병을 떨쳐내는 대신 위암에 대한 불안을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위소매절제술 및 십이지장우회술’이다. 위소매절제술을 하는 동시에 하부 소장을 십이지장에 끌어다 붙이는 수술이다. 유문을 보존하면서도 고장 난 상부 소장의 인크레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도록 한다. 기존 수술법의 장점은 취하면서 단점을 최소화한 수술법이다.
 
 
모든 수술 가능, 완치율 92.8% 
민병원 대사내분비센터는 이들 수술법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적용한다. 이를 위해 사전에 췌장 기능 검사 등 각종 검사를 면밀하게 진행한 뒤 뚜렷한 효과가 기대되는 환자에 한해 수술을 진행한다. 민병원이 아시아·태평양대사비만학회의 권고안에 제시된 모든 적응증을 수술할 수 있는 병원으로 손꼽히고, 당뇨 완치율(관해율)이 92.8%에 달하는 배경이다. 김 원장은 “당뇨병은 분명히 수술로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환자 상태를 고려해 최적의 수술법을 적용하면 무리 없이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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