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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통화 후 이견’ 차단 위해 처음으로 ‘발표문’ 사전 조율

중앙일보 2017.09.17 15:42
17일 한·미 정상 간 통화와 관련한 브리핑은 양국이 처음으로 사전 조율한 후 발표됐다. 이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요청한 것으로 한·미 정상 간 통화 직후 불거진 ‘엇박자’ 논란을 불식시키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7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제외하고 이렇게 문안까지 정확하게 조율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트럼프 대통령 [사진 청와대ㆍ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트럼프 대통령 [사진 청와대ㆍ연합뉴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직후 불거진 ‘미국산 무기 구매’ 논란이 대표적이다. 양국 정상 통화 직후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군사무기 구매 요청에 대해 개념적 승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앞서 이뤄진 청와대의 브리핑에는 없던 내용이다. 백악관에서 이 같은 언급이 나온 뒤에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첨단 무기 또는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시켜 나간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전날 통화에서 무기 구입 관련 대화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일본과 한국이 미국산 첨단 군사 장비를 상당히 확대된 규모로 사게끔 허용할 것”이란 글을 올리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지난 1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 직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통화한 다음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 사전에 관련 통보를 받은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청와대는 4일 “당시 통화에선 FTA의 F자도 안나왔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발표문 사전 조율과 관련해 “전화통화가 끝나고 나면 미묘하게 차이가 있어 보이는 부분들이 엇박자처럼 무슨 내용을 누락시키는 것처럼 보이는 경향들이 있기 때문에 양국이 입장을 조율해 발표하는게 맞겠다고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7일 브리핑에선 미국산 무기 구배와 관련해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미사일 지침 개정과 첨단 무기 보강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협조에 사의를 표하는 한편 앞으로 관련 협력을 더 긴밀히 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동맹 강화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에서 통일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책과 관련한 언급이 빠졌다. 사전 의제 조율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1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원 시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지만 문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영유아와 임산부를 지원하는 것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문제는 자금 공여 시기에 대해선 한반도 제반 상황과 연계해서 하겠다고 분명히 했기 때문에 (미측이) 그 문제에 대해 특별히 다른 생각을 갖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 하고 있다. [중앙포토]

 
청와대가 이렇듯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는 모양새지만 유엔총회 참석차 18~22일 미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 앞에는 난제가 쌓여 있다. 문 대통령으로선 대북 압박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제 공조에 발맞춰나가는 한편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도출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떠안고 있다.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추가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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