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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협상' 스트레스로 뇌출혈 노조위원장…법원 "업무상 재해"

중앙일보 2017.09.17 10:50
회사와 임금협상을 하던 중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뇌출혈로 쓰러진 노조위원장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한 대기업 계열사의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2015년 4월 노조 건물 안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뇌출혈 등을 진단받았다. 당시는 김씨가 사측과 임금 협상을 하기 위해 노조 소속 다른 지부들과 의견을 조율하던 시기였다. 특히 그해 임금협상에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는 것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문제로 지부 간 갈등이 심했다. 
 
회사도 정부 정책을 이유로 들며 3월 안에 협상을 마쳐야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노조 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제시한 협상 기일이 지났고, 김씨는 그다음 날 쓰러졌다.  
 
김씨는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종전에 없던 여러 사안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 때문에 병을 얻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노조 전임자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질병과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결국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차 판사는 “김씨가 통상임금과 임금피크제 등 때문에 매우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평소 고혈압 등을 앓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고혈압과 뇌동맥류는 김씨가 평소 적극적으로 관리해왔고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라고 판단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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