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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협의회에 검찰총장 참석 … 검찰 독립성 논란

중앙일보 2017.07.18 02:02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산 비리는 이적행위”라며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 차원의 반부패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산 비리는 이적행위”라며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복원해 국가 차원의 반부패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때 설립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 복원을 지시했다. 2004년 1월 훈령으로 설치된 협의회의 의장은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해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수립하겠다”며 관계기관 간의 유기적 협조를 강조했다.
 
협의회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장관, 국방장관을 비롯해 검찰총장, 국세청장, 관세청장, 경찰청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 국가청렴위원장(현 국민권익위원장)과 중앙인사위원장(현재는 폐지),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여했다. 감사원장과 국정원장은 배석자 신분이었다. 사정 기관장이 총망라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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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11월 훈령을 바꿔 국정원장을 협의회에 배석시키면서 논란이 일었다. 2007년 국정원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친·인척에 대한 자료를 열람하면서 논란이 일자 당시 국정원은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에 관련 보고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나라당이 전·현직 국정원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도 했다.
 
수사의 독립성이 요구되는 검찰총장의 참석 문제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부패를 막는 검찰의 고유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검찰의 독립성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는 전방위적 사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모든 사정기관이 참여한 법적 기구를 만들어 문 대통령이 직접 수장을 맡을 경우 ‘상시적 사정’이 가능해진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협의회에서는 기업들의 분식회계, 부패 사범들의 해외 재산 몰수, 불법 선거사범 문제 등이 논의 안건에 올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명박 정부의 ▶4대 강 사업 ▶자원외교 ▶방위산업 등 이른바 ‘사자방’과 관련해 비리가 있을 경우 부정축재 재산은 모두 환수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방산비리 척결을 강조하며 조국 민정수석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감사원이 지난 정부의 수리온 헬기 납품과 관련해 방사청장의 비리 혐의를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며 “민정수석실 주관으로 ‘방산비리 근절 관계기관협의회’를 만들어 제도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그 방안을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안건으로 올려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나 마찬가지”라고도 강조했다. 청와대는 18일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주도로 유관기관협의회를 개최한다. 감사원 등 9개 국장급이 참여한 첫 회의에서는 각 사정기관별 역할 분담과 정보 공유가 이뤄질 예정이다.
 
실제로 협의회는 ‘적폐 청산’의 총괄기구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당초 적폐청산특별조사위(적폐특위)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특위 대신 협의회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국정기획위가 대통령 ‘1호 공약’인 적폐청산위원회 별도 설치안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였다”며 “협의회를 부활시키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사실상 적폐 청산의 주체를 어디에서 맡는가에 대한 결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무실했던 노무현 정부 때의 조직을 부활시킨 배경이 과거 이 조직이 추진했던 사업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한 공직비리조사처(공비처) 설치를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지시했다. 이러한 구상을 구체화한 곳이 바로 협의회였다. 그러나 검찰과 당시 야권의 반대로 실패했다. 문 대통령도 ‘검찰 개혁의 완수’를 내세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그래서 협의회에서 이를 구체화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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