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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문·방송 늘 모니터링 하는 평양 … 정부, 언론 통해 대북 제안

중앙일보 2017.07.18 01:42
문재인 대통령의 ‘7·6 베를린 구상’을 이행하기 위한 정부의 17일 대북 제의는 언론을 통한 공개 제의란 형식을 택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김선향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9시 국방부와 한적 본사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하고 군사당국회담(21일)과 남북적십자 실무회담(8월 1일) 개최를 각각 제안했다. 통상 남북 간 회담 제의는 판문점 채널이나 대면 접촉을 통해 전화통지문과 합의문을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날은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북한이 관영 언론을 통해 공개질의장을 보내듯 정부도 국내외 언론을 이용해 제안과 촉구를 한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잠정 폐쇄조치에 반발한 북한이 판문점에 설치돼 있는 전화와 팩스에 응하지 않는 방법으로 채널을 닫았다”며 “표류 중 구조한 북측 어민을 송환하기 위한 계획을 북측에 통보할 때도 채널이 막혀 있어 판문점에 근무 중인 유엔군 군사정전위 관계자가 확성기를 이용해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 한반도 문제를 한국이 주도하기로 한 상황인 데다 북측의 접수 여부도 확인하기 어려워 (확성기 대신) 가장 확실한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한국과 외신들의 언론을 자세히 모니터링하는 만큼 언론 기자회견 방식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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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이나 경색된 남북 관계 돌파구 역할을 했던 비공개 라인의 작동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익명을 원한 전직 정부 당국자는 “남북 관계의 투명성이 필요하지만 북한과 협상을 하면서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북한의 입장을 사전에 타진하는 건 필수”라며 “7·4 공동성명을 비롯해 남북 간 주요 합의를 이끌어 내거나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 때 비공개 라인이 사전에 정지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정보기관 간 라인(일명 서훈 국정원장 라인)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당에서 내각으로 옮기면서 시스템을 정비했고,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에 김영철 전 정찰총국장이 임명된 만큼 ‘통(통일부)-통(통전부) 라인’이나 ‘국정원-국가보위성’ 라인을 복원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 장관은 “이날 제안을 앞두고 남북 간 조율은 없었다”며 사전 접촉과 관련한 추정에 대해 선을 그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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