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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정차이 해임은 왕치산 작품? 인민일보에 이례적 긴 기고문

중앙일보 2017.07.18 01:19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18일자에 정치국 상무위원을 겸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사진)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장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내용은 그가 이끄는 기율위의 현장 순회 감찰 조직인 ‘순시조(巡視組)’의 업무와 성과를 소개하며 엄정한 당내 기율 확립을 강조한 것이다. 기율위가 적발해 낸 대형 부패 사건의 사례도 몇가지 들었다.
 
이 기사가 비상한 관심을 끈 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다. 첫째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 서기가 후속보직 없이 해임되고 실각설이 확산중인 것과 관련 있다. 쑨은 다름 아닌 순시조로부터 지난 2월 보시라이(薄熙來) 전임 서기의 적폐 청산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것이 해임 사유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일설에는 그가 기율위의 지적을 받아들여 내부 회의인 민주생활회에서 자아비판을 했다고도 한다. 왕 서기의 기고문은 쑨이 기율위 조사를 받고 있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를 강하게 뒷받침하는 측면이 있다.
 
또 한 가지 의미는 왕 서기가 끊임없이 나돌던 위기설을 일축하고 건재를 과시했다는 점이다.
 
왕은 미국으로 도피한 뒤 중국 권력층의 비리를 폭로 중인 사업가 궈원구이(郭文貴)의 주 타깃이 되어 왔다. 그는 지난 4월 왕의 친지가 국영기업을 통해 부정하게 모은 재산으로 미국에 고액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시진핑 주석이 (핵심 측근인) 왕치산의 뒤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왕은 이달 초 기율위 화상회의를 주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까지 40여 일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의문을 증폭시켜왔다. 왕이 가을 19차 당대회에서 유임하지 못하고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왕의 기고가 게재됐다는 것은 그의 권한과 권력이 시퍼렇게 살아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g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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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영준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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