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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감탄한 여고생 최혜진, 프로들 제치고 깜짝 2위

중앙일보 2017.07.18 01:00
최혜진. [평창=연합뉴스]

최혜진. [평창=연합뉴스]

올해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여자골프는 또 하나의 걸출한 스타를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부신 샷을 과시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아마추어 최혜진(18·사진)이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합계 8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최혜진은 펑샨샨(28·중국)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라운드하면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2번홀과 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한때 단독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15번홀까지는 박성현과 공동선두를 달렸지만 16번 홀에서 핀을 직접 보고 티샷을 하다 공을 물에 빠트리면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결국 최혜진은 합계 9언더파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그린 적중률 공동 5위(75.0%), 평균 퍼트수 공동 8위(1.58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12위(245.96야드)에 오르는 등 프로골퍼 못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제까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아마추어 선수는 1967년 캐서린 라코스테(프랑스) 한 명 뿐이다. ‘코리아(KOREA)’라는 글자가 새겨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나선 최혜진은 이번 대회 전 라운드에서 언더파(69-69-70-71)를 기록했다. 최종 4라운드를 앞두곤 “내 앞에 한 명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의욕을 드러냈지만 박성현에 딱 2타가 뒤졌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신분이기에 준우승 상금 54만 달러(약 6억원)도 받지 못했다. 최혜진은 기자회견에서 “내 목표는 정상급 프로들과 경쟁하는 것이었다. 2위를 차지해 만족하고, 상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혜진의 플레이에 감탄을 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아마추어 선수가 수십 년만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척 흥미롭다”는 글을 남겼다. 최혜진은 “미국 대통령이 먼 곳에서 온 나를 위해 응원을 하고, 박수를 쳐줬다” 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소를 짓기도 했다.
 
부산 학산여고 3학년인 최혜진은 한국 여자골프 국가대표 에이스다. 중학교 3학년 때 태극마크를 처음 단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15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선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2관왕에 올랐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은 2위. 올해는 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 7위, KLPGA투어 E1 채리티여자오픈 2위에 오른데 이어 이달 초 열린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선 우승까지 차지했다. 2012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정상에 올랐던 김효주(22·롯데) 이후 5년 만에 나온 아마추어 선수 우승이었다.
 
오는 8월23일 만 18세가 되는 최혜진은 곧바로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최혜진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US여자오픈에서 이미 ‘투어 체질’임을 보여줬다. 지난 8일 미국으로 출발할 당시 목감기에 걸려 대회 내내 고생했지만 하루에 9시간씩 숙면을 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펑샨샨은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지만 아마추어 최혜진은 오히려 버디를 잡아내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쳤다. 체력관리나 담대함, 승부욕 모두 정상급 프로골퍼 못지 않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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