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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유방암 덩어리, 초음파로 정확한 위치 찾아 뗀다

중앙일보 2017.07.18 00:27
차병원·차움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가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은 30대 여성에게 유방 종양 제거 기구(맘모톰 프루브)를 보여주며 수술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가 유방 초음파검사를 받은 30대 여성에게 유방 종양 제거 기구(맘모톰 프루브)를 보여주며 수술법을 설명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5년 5만8027명에서 지난해 17만1992명으로 11년 사이 세 배나 늘었다. 유방암은 어떤 수술법을 선택하는가가 중요하다. 지방조직이 많은 데다 이리저리 잘 움직이는 특성상 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절제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음파를 활용한 유방암 수술법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강남차병원 외과 박해린 교수에게서 유방암 수술의 A to Z를 들었다.
 
유방암은 대장암·당뇨병·고혈압 같은 질환과 함께 선진국형 질병으로 불린다. 잘 먹고 잘사는 곳의 사람들이 유독 많이 걸리는 병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고칼로리·고지방식의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체형도 점점 서구화되고 있다”며 “유방의 평균 크기도 과거에 비해 커졌다”고 설명했다. 뚱뚱할수록 비만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임신·출산율이 떨어진 것도 국내 유방암 환자가 많아진 이유로 꼽힌다. 생리 주기를 많이 거듭할수록 여성호르몬이 유방을 자극해 유방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경험이 적을수록, 수유 기간이 짧을수록, 생리 주기가 평균(28일)보다 짧을수록, 초경 시기가 빠를수록, 폐경 시기가 늦을수록 생리 주기를 많이 거듭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스트레스·음주·흡연도 유방암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유방암의 발병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30~40대 젊은 여성 가운데 유방암 환자가 전체 여성 유방암 환자의 37%에 달한다. 서양에서는 폐경기를 겪는 50대 이후의 환자가 70% 이상인 것과 비교된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시 유방 모양을 보존할 수 있고 완치도 가능하다. 20~30대부터 유방 건강에 대한 정기적 검진과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유방 자가검진, 유방전문의의 진찰과 함께 유방 X선 촬영(유방 촬영술), 초음파검사를 함께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30세부터 매년 초음파 검사 권장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 조직은 서구 여성보다 지방이 적어 상대적으로 유선(젖샘)·유관이 치밀하다. 이 같은 치밀 유방에 암이 생겼을 경우 유방 X선 촬영만으론 암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유방 초음파검사가 필수적이다. X선 촬영 소견상 양성 종양으로 보여도 악성 종양(암)일 수 있어 경험 많은 의료진의 진단 노하우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유방 X선 촬영은 30세부터 2년마다 받아보는 게 좋다. 또 유방 초음파검사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25세부터 1년마다 한 번씩, 가족력이 없는 경우라면 30세부터 1년마다 한 번씩 받도록 권장한다.
 
유방암 치료는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한다. 그 뒤 항암 화학요법을 통해 혈액이나 다른 장기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없애 재발과 전이를 막는다.
 
유방암에 걸린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유방암 환자의 80% 이상이 유방 보존술을 받는다”며 “암 덩어리와 주변 정상 조직의 일부만 제거하는 부분 절제법으로도 유방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상처가 아물면 방사선치료를 진행한다. 유방 속에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만약 유방 전체에 암이 퍼져 있는 경우라면 화학요법을 통해 암 크기를 줄인 뒤 부분 절제를 시도한다. 어쩔 수 없이 유방 전체를 잘라내야 하는 경우(유방 전절제술)에도 유두·유륜·피부는 보존하는 ‘피부 보존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한 뒤 유방 재건술을 진행한다. 이렇게 하면 미용상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유방암 수술에서는 유방암 병변의 가장자리에서 정상 조직을 2㎝ 정도 더 포함해 넓게 제거하는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한다. 암의 형태가 불규칙하거나 한쪽으로 긴 형태인 경우 절제 부위가 넓어지게 된다. 또 현재 유방암 수술은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의사가 손으로 암 덩어리를 만져가며 잘라내야 할 경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 전 초음파실에서 영상의학과 의사가 유방 피부에 유방암의 경계를 표시해주면 이곳을 따라 외과 의사가 유방 부분 절제를 시행한다.
 
재수술률 낮춘 내비게이션 수술법
 
이러한 수술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위치에 암 덩어리가 있는 경우 수술 시 환자의 자세에 따라 피부가 밀리고 움직여 절제할 부위를 잘못 짚을 수 있다. 절제 부위가 부정확하면 암을 깨끗이 제거하지 못해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의사 입장에서는 재수술을 피하기 위해 유방을 불필요하게 많이 떼어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재수술률을 낮추는 대신 소중한 유방 조직을 잃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한 것이 ‘수술 중 초음파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수술법’이다. 이는 초음파를 이용해 유방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제거할 수 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이 수술법을 도입한 박 교수는 “수술 시 초음파를 이용해 유방 부분절제술을 시행하면 경계면 절제를 정확히 유도해 재수술률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술 시 절제 전(前)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 외과 의사가 초음파를 직접 이용하며 암 병소를 확인한다. 2단계, 암 형태를 피부에 표시한다. 3단계, 실시간으로 초음파를 보면서 암 경계부로부터 2㎝ 정도 떨어진 지점마다 파란 염색약을 주사해 절제할 위치를 표시한다. 이 방법은 절제할 면을 정확히 파악해 절제할 조직의 양 및 수술 흉터를 최소화한다. 무엇보다 암 부위가 확실하게 제거되기 때문에 재수술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박 교수는 최근 출간한 『외과 초음파학』의 대표 역자이기도 하다. 강남차병원 유방암 클리닉은 여성암 치료의 오랜 노하우를 가진 전문 의료진이 영상의학과 교수 세 명과 협력해 진료한다. 유방암·갑상샘암 클리닉에서 환자 개별 맞춤형 진료시스템을 운영한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조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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