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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노동환경 개선하라"…우체국노조, '안양 집배원 분신' 진상규명 촉구

중앙일보 2017.07.17 14:02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최근 분신 사망한 집배원 원모(48)씨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준호 기자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최근 분신 사망한 집배원 원모(48)씨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준호 기자

전국우체국노조가 17일 오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발생한 안양우체국 소속 집배원 원모(48)씨에 대한 정부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이런 요구를 담은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원씨는 지난 6일 자신이 근무하던 안양우체국 공중실 밖 계단에 앉아 스스로 휘발유를 몸에 붓고 분신해 숨졌다. 진정서에 따르면 그는 분신 전 해당 우체국 물류과장과 새로 맡은 업무의 인수인계 문제 등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하준호 기자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하준호 기자

 
우체국노조에 따르면 올해 교통사고나 과로사, 자살로 숨진 집배원은 원씨를 포함해 총 12명이다. 사망원인으로는 자살이 5건, 심근경색·뇌출혈 등 병사가 5건, 안전사고가 2건이었다. 이에 대해 우체국노조 측은 “억울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게 하라”며 집배원의 노동 환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최병천 우체국노조 부위원장은 “제때 인원을 늘리지 못해 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현장에 대해 즉각적인 감독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집배원들의 노동 환경은 타 직종보다 열악하다. 노동자운동연구소가 2014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집배원 근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노동시간은 주당 55.9시간, 월평균 240.7시간, 연평균 2888.5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금노동자 평균 노동시간보다 621시간(2015년 기준) 많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은 1770시간(2015년 기준)이다. 김종웅 우체국노조 위원장은 “지옥 같은 노동 강도와 불합리한 제도적 모순을 참을 길이 없다”며 “살인적인 노동 환경을 개선해 원씨의 억울한 원혼을 풀어주자”고 외쳤다.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분신 사망한 집배원 원모(48)씨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집배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준호 기자

전국우체국노동조합이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분신 사망한 집배원 원모(48)씨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집배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준호 기자

 
우체국노조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인사혁신처장, 우정사업본부장을 상대로 낸 진정서에서 “과다 업무와 장시간 근로로 연이은 죽음에 내몰리는 우정직 노동자들을 국가가 직접 나서서 진상규명 하고 그에 따른 인력배치 기준을 마련해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급단체인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원씨의 분신은 ‘과로 자살’”이라며 “과로 자살 역시 과로사로 규정하는 ‘과로사방지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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