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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공수 뒤바뀐 ‘사초’ 공방

중앙일보 2017.07.17 01:43
지우려는 쪽과 들춰내려는 쪽 사이의 사초(史草) 공방이 또 불붙었다.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문건 300여 건을 공개하자 야당이 “절차 위반”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민정수석실과 총무비서관실이 나서 17~18일 이틀 동안 청와대 전체 시설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어 각 수석실과 비서관실별로 확인하라고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300여 건의 문건 중에는 책상 서랍의 뒷면에 떨어져 있다가 발견된 것도 있는 만큼 철저히 더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 때 국가기록원장을 지낸 박찬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의 취지는 새 정권이 전 정권 기록물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라며 “캐비닛에서 발견된 기록물이라면 대통령기록관에 먼저 이관해 일반·비밀·지정기록물 분류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법률가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300여 건의 문건 보관 경위와 대통령 기록물 분류 여부, 선(先) 공개의 절차적 문제 등에 대한 법리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다.
  
대통령 기록물 공개 및 이관 문제를 둘러싼 정치 공방은 역대 정부마다 정권 교체 과정에서 치열했다. 지금과 공수(攻守) 주체만 뒤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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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10월 당시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민주당은 “국정원의 국기 문란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여야에서 열람위원단을 국가기록원에 보내 대화록을 찾아보았지만 원본이 보관돼 있지 않아 ‘대화록 실종 사건’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 3월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 기록물을 복사해 봉하마을 사저로 가져간 사실을 파악하고 기록물 반환을 요청하면서 전·현 정권 간 기록물 유출 공방이 벌어졌었다.
 
김형구·허진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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