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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선두 쑨정차이 실각설 … 후임에 시진핑 측근 천민얼

중앙일보 2017.07.17 01:1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6년 1월 초 새해 첫 시찰지로 충칭을 방문하면서 전국에서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충칭을 칭찬했다. 당시 쑨정차이(시 주석 왼쪽·붉은 원)가 바로 옆에서 수행했다. 같은 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선 시 주석이 오직 쑨 서기와만 악수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 인민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6년 1월 초 새해 첫 시찰지로 충칭을 방문하면서 전국에서 발전 속도가 가장 빠른 충칭을 칭찬했다. 당시 쑨정차이(시 주석 왼쪽·붉은 원)가 바로 옆에서 수행했다. 같은 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선 시 주석이 오직 쑨 서기와만 악수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 인민일보]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혀온 쑨정차이(孫政才·54) 공산당 정치국원의 실각설이 확산되고 있다. 쑨은 15일 전격 발표된 공산당 인사에서 후속 보직없이 충칭(重慶)시 서기직에서 면직됐다. 명보(明報) 등 일부 홍콩언론은 “14일 회의 참석차 베이징으로 상경했다가 당 기율검사위원회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민얼

천민얼

후임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陳敏爾·57) 구이저우(貴州)성 서기가 임명됐다. 가을로 예정된 19차 당대회직전에 유력 차세대 주자가 면직되고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가 발탁된 것은 권력재편을 향한 물밑 파워게임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는 인사 내용을 전한 세 줄 짜리 공고문이 전부였고 쑨의 거취나 동정에 관한 발표는 일체 없었다. 하지만 15일자 보도를 접한 중국 정계 관측통들은 쑨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마쓰아오(馬思傲)란 필명의 분석가는 “중국 정치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면 이번 인사에 담긴 심상치 않은 의미를 알 것”이란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삭제당했다.
 
우선 이날 인사 공고에서 쑨의 후속 직책이 적시되지 않았다. 후속 보직이 미정인 상태에서 교체될 경우엔 ‘링유(另有)임용’이란 단서를 붙여 별도의 후속 인사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던 관행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또 인사발표 당일 거행된 신임 서기의 취임식 양상도 쑨의 실각을 암시한다. 베이징에서 내려온 당 중앙조직부장과 전·후임 서기가 함께 참석하는 게 관행인 이 행사에 쑨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천 신임 서기의 연설에서 전임자 쑨의 노고를 평가하거나 치하하는 대목이 전혀 없었다. 1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금융공작회의를 보도한 관영 CCTV 뉴스는 쑨의 모습이 나오는 부분을 잘라낸 채 방영됐다.
 
쑨이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징후는 올들어 두어차례 있었다. 지난 2월 중앙기율위 직속 순시조로부터 “보왕(薄王)의 사상과 해악 청산이 철저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보왕’이란 충칭 서기 재직중 2012년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와 그의 측근 왕리쥔(王立軍)공안부장을 가리킨다. 충칭 서기 재직중 쌓은 카리스마적 인기와 세력을 바탕으로 한때 시진핑 주석의 라이벌로 불리던 보는 2012년 측근이던 왕이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망명을 시도한 사건 이후 몰락했다. 그 뒤 충칭 서기로 취임한 쑨정차이가 제 1임무인 ‘보시라이 청산’에 미흡했다는 건 그의 정치적 미래에 치명적 결함이 될 수 있는 지적이었다. 이어 지난달엔 허팅(何挺·55) 충칭 부시장겸 공안국장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허는 쑨의 동향 출신 측근이며, 두 사람의 부인은 절친 사이이다.
 
반면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쑨이 무게감이 낮은 직책에 선임될 수 있지만 아직 큰 실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마할 이유가 없다”고 예상했다.
 
어느 경우건 쑨의 면직은 시진핑 주석이 당대회 권력재편을 앞두고 던진 초강수다. 농학 박사 학위를 가진 관료 출신의 쑨은 원자바오(温家宝) 전 총리의 눈에 들어 정치인으로 급성장을 거듭했지만 시 주석과의 인연은 없었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끊임없이 자신의 측근을 요직에 배치해 권력 기반을 확장해 왔다. 당의 권력핵심인 정치국(25)과 상무위원회(7명)의 다수를 장악하기 위한 마지막 굳히기 싸움이 시작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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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영준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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