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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쌀창고, 경남 최초 병원 … 마산 구도심은 ‘시간여행지’

중앙일보 2017.06.21 02:39
지난 15일 마산합포구 남성로 옛 삼성병원 터에 세워진 경상남도 최초 의료기관‘ 표지석. [사진 연합뉴스]

지난 15일 마산합포구 남성로 옛 삼성병원 터에 세워진 경상남도 최초 의료기관‘ 표지석. [사진 연합뉴스]

1919년 독립 만세운동 당시 다친 독립운동가들을 남몰래 치료해 준 의사가 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경남지역에 병원을 연 항일지사 지전(芝田) 김형철(1891~1965) 선생이다.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창원시 마산의사회(회장 김윤규) 등은 지난 15일 옛 삼성병원 터인 마산합포구 남성로 131(현 한국투자증권 마산지점 옆)에 이를 기념하는 표지석을 세웠다. 표지석에는 ‘경상남도 최초 의료기관의 터전’이라는 글과 지전 선생의 업적이 기록돼 있다.
 
지전 선생은 1891년 마산합포구 동성동에서 태어나 1903년 성호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의대를 나왔다. 이후 옛 삼성병원 터에 개원한 뒤 1919년 3월 20일 함안 군북 독립운동과 4월 3일 창원 삼진 연합독립운동이 일어났을 때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를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병원 내실과 지하실에서 치료했다. 일본 경찰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못하는 부상자는 왕진가방을 들고 찾아가 진료했다.
 
2010년 경남 마산·창원·진해시가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 옛 마산시 창동·오동동이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골목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창동·오동동은 70년대까지 경남에서 상권이 가장 번화했던 곳 중 하나였으나 이후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퇴한 곳이다. 하지만 정부와 창원시가 540여억원을 들여 도시재생 테스트베드사업(2011~2014), 도시재생 선도사업(2014~2017)을 하면서 몰라보게 변하고 있다. 60여개 빈 점포는 예술인이 작업할 수 있는 ‘창동 예술촌’으로 바뀌었고, 예술촌을 중심으로 담장에는 벽화를 그려놓는 등 예술의 옷을 입혔다. 삼성병원 터처럼 ‘옛 골목’을 중심으로 숨어 있던 역사·문화를 되살리는 스토리텔링도 덧붙이고 있다.
 
마산 구도심 창동의 옛 모습. [사진 창원시]

마산 구도심 창동의 옛 모습. [사진 창원시]

대표적인 곳이 현 남성동 파출소 앞 제일은행 자리에 조선 영조 때 설치된 조창(마산창)을 복원한 것이다. 이 조창은 조선 시대 조세로 거둔 쌀(대동미) 같은 현물을 보관하고 이를 중앙에 보내기 위해 설치한 창고와 세곡의 수납·보관·운송을 맡았던 기관이다. 당시 조창을 지키는 군사만 960여명이 되면서 인근에 큰 상권이 형성됐다. 사실상 창동·오동동 상권의 효시인 셈이다. 제일은행 맞은편 건물 사이로는 ‘250년 골목길’이 조성돼 있다. 길이 250m인 이 길은 257년 전 조창으로 대동미를 운반하는 수레가 다녔던 길이다.
 
민주항쟁 유적지 13곳의 성역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불종거리에서 오동동 문화의 거리로 30여m 떨어진 바닥에는 ‘3·15의거 발원지’ 기념 동판이 있다. 그 옆의 ‘원할머니 보쌈’ 건물이 옛 민주당 당사다. 1960년 3월 15일 야당이던 민주당 마산시당이 부정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시위를 했던 곳이다. 건물 뒤쪽에는 당시 모습을 담은 조형물과 사진 등이 벽면에 전시돼 있다.
 
창동 사거리 인근에는 1955년 개업해 아직 영업중인 학문당이 있다. 맞은편은 지금은 사라진 시민극장 자리다. 이 부근에서 3·15의거 당시 많은 시민이 모여 시위를 했다. 이곳 골목 안에는 315명의 시민 이름이 걸려 있는 ‘3·15 희망나무’ 벽화와 창동·오동동 역사를 기록한 사진 등 각종 자료가 있다.
 
손재현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과거 역사로 추억 여행을 할 수 있는 창동·오동동을 요즘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며 “앞으로 민주역사기념관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복원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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