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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미친 것 같다'며 글 올린 남자가 욕먹는 이유

중앙일보 2017.06.20 10:15

변해버린 여자친구와 헤어져도 되냐고 조언을 구한 남성의 사연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9일, 페이스북 ‘영남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여자친구가 미친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긴 글이 올라왔다.
[사진 페이스북 영남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사진 페이스북 영남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여자친구와 5년을 사귀었다는 작성자는 사귀는 동안 잘 지내왔고 ‘이 여자라면 결혼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애를 이어왔다고 적었다.  
 
과거 각종 유흥을 즐기던 작성자는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금전적, 심리적으로 뒷바라지해주는 여자친구 덕에 자신의 삶이 많이 변했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한 지금, 그는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여자친구가 변한 건 1년 전, 작성자의 실수로 임신하게 됐을 때다. 출산을 원했던 여자친구와 달리 그는 “당장 낳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여자친구와 어차피 결혼해 인생을 책임질 것이기에 여자친구를 설득했고 결국 중절 수술을 감행했다.  
 
그 후 밝았던 여자친구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성격도 예민해졌다. 죄책감에 죽고 싶다는 증세까지 보이며 불안정해진 것이다. 작성자는 “걱정 말라며 한 달간 위로했는데 여자친구의 정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여자친구에게 점점 짜증이 난다고 했다.
 
중절 수술 이후 둘의 싸움은 잦아졌고 그때마다 수술 이야기를 꺼내는 여자친구에게 “진절머리가 났다”는 작성자는 수술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신경질을 냈다고 적었다.

 
자신에 대한 소유욕이 심해진 여자친구는 연락이 끊기면 불안해했고 평소 보내주던 클럽도 못 가게 막았다고 한다. 이에 작성자는 몰래 클럽을 다니기 시작했고 이 사실을 안 여자친구는 울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너무 변한 여자친구의 모습에 정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이런 여자와 결혼해도 될지 고민이 된다는 말과 함께 “가끔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온다”고 언급했다. 이어 “솔직한 심정으로 다 포기하고 헤어지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여자친구가 다른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책임감에 얽매여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여자친구와의 ‘숨막힌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그는 “제가 헤어지자고 해도 될까요?”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해당 글에 달린 댓글. [사진 페이스북 영남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해당 글에 달린 댓글. [사진 페이스북 영남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해당 글에 ‘슬퍼요’ 혹은 ‘화나요’를 누른 사용자는 무려 1.6만명이다. 영남대학교 대나무숲 관리자는 “헤어져줘” “미친XX” 등의 댓글을 달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작성자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여자친구의 몸과 인생을 다 망쳐놓은 장본인이 헤어질 때 나쁜 놈 되기 싫어서 합리화 하는 것”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렇게 공개적으로 자신이 ‘쓰레기’인걸 드러내는지 모르겠다” “배은망덕하고 저열한 새X가 키보드는 있어서 자신을 정당화하는 글을 제보하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다음은 영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전문.  
 
여자친구가 미친것 같습니다.
우선 첫 줄이 자극적인 점 양해바랍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는 5년을 사귄 장수커플입니다. 지금은 둘다 학교를 졸업했고 cc였습니다. 사귀는 동안 서로 큰 문제없이 잘지내왔고 이여자라면 결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애를 이어왔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누가봐도 예쁘며 똑부러지는 성격에 공부도 곧 잘하여 장학생이었습니다. 집안도 좋고요 소위 말하는 엄친딸입니다. 제가 이런 여자와 연애를 한다는건 매일이 꿈만 같았고 여자친구에게 잘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사실 저는 여자친구에 비해 좋은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매일같이 클럽도 가고 술도먹고 헌팅도 밥먹듯하며 소위 말하는 방탕한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런 제가 마음을 다잡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고 뒷바라지를 해준건 여자친구였습니다.
가진게 없던 저를 위해 자신의 용돈 반이상을 써가며 제게 투자를 해주었고요. 밥도 못챙겨먹는 저를 늘 챙겨주고, 도시락도 싸주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자기 자신이 사고싶은걸 참아가며 제가 사고싶다는 건 뭐든 사주었습니다. 제게 선물을 주는게 자신에겐 행복이라고 하더라구요.
여자친구는 저의 과제며 시험공부며 대신 다챙겨주고 직접 공부하여 저를 가르칠만큼 저의 학업성적이 증진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애를 써주었습니다.
여자친구 덕분에 삶이 많이 변했습니다. 학업 성적도 오르고 자신감도 생기고 꿈도 생기게 되더군요.
지금은 번듯한 직장을 얻고 계속해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중입니다. 주변에서는 항상 저희커플을 보면 잘어울린다, 결혼해라 등 응원과 칭찬 일색이었고요. 제 친구들은 이런여자 없다며 놓치지 말라는 말들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 여자친구는 앞서 말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미친 여자로 변해있습니다. 사실 1년전 저의 실수로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게되었습니다. 제여자친구는 낳고싶다고 했지만 저는 당장 낳을 엄두가 나지 않았고 어차피 이여자와 결혼을 할거며 인생을 책임질거라는 생각에 지우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중절 수술을 했고요... 그때부터 제여자친구가 이상합니다.. 처음엔 매일 눈물을 흘리고 후회된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방긋 방긋 잘웃던 여자친구는 어느새 어두운 표정만 짓고 예민해졌으며 죄책감에 죽고싶다는 우울한 증세까지 보였습니다. 망가진 모습을 보이더군요.. 저는 걱정 말라며 다독였고 그렇게 한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저는 제나름 위로했다고 생각했지만 제여자친구의 정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어느새 그런 여자친구에게 점점 짜증이났습니다.
자기만 슬픈것도 아니고 나도 슬픈데...
자기 기분대로만 하니 점점 받아주기가 힘들더군요.
그 후로 저희는 싸움도 잦아졌고 싸울때마다 제여자친구는 수술이야기를 합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느순간부터는 그이야기만 꺼내면 진절머리가 나더군요. 그이야기를 꺼낼때마다 신경질을 냈습니다.
그러면 제여자친구는 울고불고 죽고싶다고 난리고..하..
몇달이 지나니 눈물은 잦아들었지만 저에 대한 소유욕이 심해졌습니다. 제가 친구들과 술을마실땐 어디서 뭘하는지 꼭 말해야했고 연락이 끊기면 불안해했습니다. 예전엔 잘도 보내주던 클럽도 못가게 하더군요. 그래서 여자친구 몰래 클럽을 몇번 갔습니다. 몰래가는 제심정은 어디 편했겠습니까? 몰래 클럽간걸 걸렸고 제여자친구는 세상이떠나가라 울고불고 불같이 화를 내더라구요. 그런 여자친구의 모습들을 계속 봐오니 정이 뚝 떨어집니다..
제가 알던 제여자친구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져서 무섭기도하고 이런여자와 결혼을 해도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정말 나쁜놈같지만 가끔은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네요...
이제 제가 뭘 더 어떻게해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한 제심정으로는 다포기하고 헤어지고싶습니다.
여자친구가 저말고 다른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 그놈의 책임감이 뭐라고..저는 지금 너무 지옥같고 힘듭니다. 여자친구를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제 여자친구는 많이 망가지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입니다. 자기는 이제 꿈도 없고 하고싶은 일도 없다고하네요. 여자친구의 부모님들은 여자친구가 왜 변했는지 이유를 모르시니 그저 답답하고 속상해하고 계십니다. 이런 숨막히는 관계에서 벗어나고싶습니다.. 그렇지만 제정신이 아닌 여자친구를 두고 바로 헤어지자니 마음이 아프긴하네요..
제가 헤어지자고해도 될까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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