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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웜비어 끝내 사망…트럼프 "북한 잔혹성 규탄"

중앙일보 2017.06.20 06:48
북한에서 석방돼 13일 고향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

북한에서 석방돼 13일 고향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

 북한에 18개월간 억류됐다가 의식 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끝내 숨졌다.  
 
19일(현지시간)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고향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대 병원에서 치료 받아온 웜비어가 이날 오후 2시2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들은 병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 “아들이 북한에서 받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학대로 인해 오늘의 슬픈 결과 이상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밝혀 웜비어의 사망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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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웜비어는 지난 13일 신시내티에 도착했으며 의료진은 15일 그가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으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라면서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임을 밝혔다.
지난해 2월 29일 기자회견 중인 웜비어. 조선중앙통신은 그가 범죄행위에 대해 사죄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2월 29일 기자회견 중인 웜비어. 조선중앙통신은 그가 범죄행위에 대해 사죄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유가족은 성명에서 “고향에 왔을 당시 웜비어는 말을 할 수도, 볼 수도, 어떠한 말에도 반응을 보일 수도 없었다”며 “표정 역시 불안하고 고뇌에 찬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하루도 되지 않아 평화로운 표정이 됐다. 집에 돌아온 것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세계 각지에서 웜비어와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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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웜비어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는 한편 “법이나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존중이 없는 정권의 손아귀에 무고한 인간이 희생되는 것을 막겠다는 우리 정부의 결의를 다지게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북한 체제의 잔혹성을 다시금 규탄한다”며 북한 책임론을 강한 어조로 명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정보기술(IT) 기업 총수들과의 정부 전산망 개혁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북한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이라고 비난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즉각 “사실대로 직설하자. 미국 시민 오토 웜비어가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했다(murdered)”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웜비어의 석방에 노력해온 로브 포트먼 상원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웜비어는 유망하고 친절하고 뛰어난 청년이었다”면서 “비범한 청년을 잃게 된 비극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AP통신, CNN 등 외신은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웜비어, 북한에서 심한 구타 당해”
웜비어는 버지니아대 재학 중이던 지난해 1월 평양에 관광갔다가 정치 선전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은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재판을 받은 후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으며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시내티대 의료진은 북한 주장에 대해 “관련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오히려 웜비어에게서 발견된 뇌 손상이 “일정한 혈류 공급이 중단된 심폐정지 상태에서 뇌조직이 죽을 때 흔히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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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웜비어가 북한에 있을 동안 심한 구타나 고문을 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 매체인 복스는 “북한이 웜비어를 고문했는가”라는 기사에서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로버트 박이 고문을 당한 전례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15일 “웜비어가 구금돼 있는 동안 잔혹한 구타를 당한 바 있다”는 미 고위 관료의 말을 보도한 바 있어 웜비어 사인 규명을 둘러싼 북·미 간 공방이 첨예해질 전망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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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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