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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왜 속옷 입고 나왔니? vs 스타들도 입는 감각 패션

중앙일보 2017.06.20 01:33
트렌드 Yes or No ① 슬립 드레스 
계절마다 새로운 유행이 나타난다. 하지만 멋쟁이들의 앞서가는 스타일에 대중이 무조건 혹하는 건 아니다. ‘트렌드 Yes or No’는 이를 대중적 눈높이에서 판단하는 코너다. 떠오르는 트렌드 중 호불호가 갈릴 만한 옷·액세서리·스타일링이 대상이다. 당신의 취향은 어느 쪽인가.
 
‘왜 속옷을 입고 나왔어?’ 올여름 여자들 옷차림을 보면서 이런 궁금증이 생길지도 모른다. 마치 침대에서 막 일어난 듯한 차림의 슬립 드레스가 올여름 유행하기 때문이다. 어깨에 가는 끈이 달려 있고 허리선이 강조되지 않는 단순한 드레스를 의미한다. 주로 새틴·실크·레이스 소재를 써서 몸 전체를 흐르듯 감싸는 것도 슬립 드레스만의 특징이다.
 
1990년대 ‘란제리룩’으로 캘빈클라인·디올 등에서 선보인 슬립 드레스는 2016년 셀린느·알렉산더왕·래그&본·구찌 등의 런웨이에 대거 등장하더니 2017년 여름에는 기세가 더 달아올랐다. 마르니·크리스토퍼케인·YCH·럭키슈에뜨 등 국내외 컬렉션뿐 아니라 길거리 트렌드를 반영하는 SPA 브랜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자인 역시 반짝이는 소재나 화려한 무늬, 레이스를 덧대는 식으로 화려하게 변화한 것이 특징이다.
① 단순한 실루엣의 블랙 드레스 하나로 멋을 냈다. ② 디젤 블랙 골드의 2017 봄·여름 컬렉션. [사진 디젤 블랙 골드·중앙포토·핀터레스트]

① 단순한 실루엣의 블랙 드레스 하나로 멋을 냈다. ② 디젤 블랙 골드의 2017 봄·여름 컬렉션. [사진 디젤 블랙 골드·중앙포토·핀터레스트]

 
최근에는 스타들이 앞다퉈 공식석상에서 입고 나오며 더 낯익은 패션이 됐다. 지난 5월 걸그룹 씨스타의 소유가 공항 출국 당시 베이지 슬립 드레스에 오버사이즈 데님 재킷을, 소녀시대 태연은 레이스를 수놓은 미니 슬립 드레스에 티셔츠를 짝짓는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배우 민효린은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검정 롱 슬립 드레스를 백화점 행사장에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속옷의 겉옷화’라는 통념을 깨는 트렌드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은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성인 남녀 128명(남자 40명, 여자 88명)을 대상으로 슬립 드레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설문 결과 64.3%(82명)가 ‘좋아 보인다’, 25.6%(33명)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10.1%(13명)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정적이거나 유보적 의견의 비율은 남자(32.5%)·여자(37.5%) 모두 비슷했다.
 
③ 지난해 가을 소녀시대 수영이 입어 화제가 된 슬립 드레스. ④ 씨스타 소유는 슬립 드레스에 큼지막한 데님 재킷을 걸친 공항패션을 선보였다. ⑤ 노출이 많은 슬립 드레스도 점퍼를 허리에 묶거나 스니커즈를 신어 캐주얼하게 연출할 수 있다. ⑥ 슬립 드레스에 티셔츠와 데님 팬츠를 겹쳐 입은 모습. [사진 디젤 블랙 골드·중앙포토·핀터레스트]

③ 지난해 가을 소녀시대 수영이 입어 화제가 된 슬립 드레스. ④ 씨스타 소유는 슬립 드레스에 큼지막한 데님 재킷을 걸친 공항패션을 선보였다. ⑤ 노출이 많은 슬립 드레스도 점퍼를 허리에 묶거나 스니커즈를 신어 캐주얼하게 연출할 수 있다. ⑥ 슬립 드레스에 티셔츠와 데님 팬츠를 겹쳐 입은 모습. [사진 디젤 블랙 골드·중앙포토·핀터레스트]

호감과 비호감의 이유 역시 성별에 큰 차이가 없었다.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들은 ‘활동하기 편하고 시원해 보인다’ ‘다른 옷과 다양하게 스타일링하기 좋다’ ‘감각적이면서도 여성스러워 보인다’ 등의 의견을 냈다. ‘여성의 신체를 꼭 가려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는 것 같아 좋다’는 이유도 있었다. 회사원 윤문엽(33)씨는 “슬립 드레스도 하나의 패션으로 여겨진다”며 “야하다기보다는 특이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몇 가지로 요약됐다. 과다한 노출과 사회적 인식에 대한 부담이었다. ‘속옷을 입고 밖에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노출이 과해 활동하기가 불편해 보인다’ ‘서양인 체형과 문화에서나 소화 가능한 옷’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직장인 김수정(33)씨도 “슬립 드레스 하나만 입는 차림은 휴양지에서나 어울린다”며 “아무리 유행이라지만 도시 길거리에서 입기 어려운 옷”이라고 했다.
 
주목할 점은 같은 옷을 두고도 ‘얼마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느냐’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의 개인적 기준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는 사실이다. 실제 ‘좋아 보인다’고 했던 여자 응답자 중에서도 26.6%는 실제 입어 볼 의향은 없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맞춰 입기가 애매하다’ ‘말라야 할 것 같다’ ‘멋스럽게 보이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결국 스타일링이 관건인 셈이다.
 
그렇다면 슬립 드레스를 입기 편하고 예쁘게도 보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캐주얼 아이템들과 섞어 입으라”고 입을 모은다. 슬립 드레스 자체가 ‘야하게’ 보일 수 있어 이를 상쇄시킬 만한 옷과 액세서리를 섞는 것이다. 기본 중 기본은 티셔츠나 블라우스에 받쳐 입기. 단 요즘 유행하는 넉넉한 라인 대신 몸에 최대한 붙는 티셔츠여야 라인이 살아난다. 박만현 스타일리스트는 “슬립 드레스는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의를 딱 맞게 입어야 날씬해 보인다”며 “오히려 민소매 티셔츠가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말한다.
 
한여름 슬립 드레스 하나만 입을 땐 여름용 겉옷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얇은 데님 재킷이나 블루종 점퍼, 체크무늬 셔츠처럼 스트리트 감성이 강한 옷들을 어깨에 걸치거나 허리에 묶는 식이다. 윤춘호 디자이너는 “스니커즈나 스포츠샌들, 스냅백 모자로 분위기를 바꾸거나 부츠컷 바지를 덧입어 노출의 균형을 맞춰 주면 좋다”고도 조언한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한 패션 고수라면 아예 최신 트렌드를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 서정은 스타일리스트는 “올여름 유행하는 로브(robe·무릎 아래까지 오는 느슨한 가운)를 걸쳐 완벽한 ‘잠옷 패션’을 완성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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