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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권력 중앙 집중 막아야” “개헌 논의 땐 지자체장도 참여”

중앙일보 2017.06.20 01:21
지난달 25일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지방분권 학술세미나. 지방자치가 도입된지 20년이 넘었지만 ‘무늬만 자치’라는 지적이 높은 가운데 최근 지방의 권한 강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사진 생활정치아카데미]

지난달 25일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지방분권 학술세미나. 지방자치가 도입된지 20년이 넘었지만 ‘무늬만 자치’라는 지적이 높은 가운데 최근 지방의 권한 강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사진 생활정치아카데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며 “내년 개헌할 때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조항을 넣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지방분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대통령의 의지 못지 않게 자치단체나 주민들의 분권 요구는 거세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지방분권 개헌 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22년이 지났지만 분권은 진전된 게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최명희 협의회장(강릉시장)은 “사실상 무늬만 자치”라며 "이번에 지방의 역량을 총집결해 지방분권 개헌을 반드시 성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대구 경북대에선 대구지역 오피니언 리더모임인 ‘지방분권리더스클럽’ 주최로 지방분권 포럼이 열렸다. 지방분권리더스클럽에는 김형기 경북대 교수,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시민단체), 김석대 경북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방분권형 헌법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지방분권 개헌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지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지자체들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분권의 핵심내용은 분권 개헌, 자치 조직권과 입법권 확대, 지자체 국정 참여 강화, 지방재정 확충 등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일방적 지방재정 부담을 요구하는 중앙정부의 보조사업이 늘어남에 따라 지자체의 부담이 크다”며 “지방교부세 법정 비율을 인상하고 지방소비세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양극화와 빈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돈과 권력이 중앙정부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지금의 시스템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호남 시·도지사협력회 등 권역별 자치단체장 모임도 지방으로의 권한 이양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분권 요구도 거세다. 서울시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부가가치세 11%에서 20%까지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지방행정과 관련한 음식업·부동산중개업 분야 부가가치세와 부동산 양도소득세 등 국세 중 지방 관련 세원을 지자체에 넘길 것을 건의했다. 경기도는 지자체가 행정 기구와 정원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인구 1200만명 이상 시·도는 부단체장(부지사)을 현재 3명에서 5명으로 늘릴 것을 원하고 있다. 1309만명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는 행정1·2 부지사와 연정부지사 등 3명의 부지사가 있다.
 
충남도는 “ 주민세를 동네 자치사업에 쓸 수 있도록 ‘동네자치세’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내년 6월 예정된 헌법 개정 작업에 자치단체장 등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분권운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충남도 지방분권협의회는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분권 정책을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충남도 지방분권협의회는 지난해 12월 대학교수, 지방의원 등 30명의 회원으로 출범했다. 부산지역 143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지방분권 부산시민연대는 지난 11일 ‘문재인 정부 지방분권, 균형발전 국정과제 설정 부산울산경남 주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7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63%가 지방분권형 개헌에 동의했다.
 
하지만 분권 추진에는 장애물이 만만치않다. 우선 사무이양에는 돈과 인력이 따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 공무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재정자립 문제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 대선때 문 대통령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의 8대2에서 6대4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률적으로 세수 비율을 조정하면 재정자립도가 높고 기업이 많은 수도권 등 일부 지역과 나머지 지역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지역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형 국정경영체제의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헌법에 자치입법권과 지방재정 강화 내용 등이 명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방현·황선윤·최모란·김정석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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