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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충동적으로 떠난 호주 여행기 … 좌충우돌 모험 영화로도 제작

중앙일보 2017.05.20 01:00
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밝은 세상
344쪽, 1만3800원
 
스티븐 킹의 신작,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소설, 작가 정유정씨가 추천한 국내 소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다 이 책을 붙들었다. 앞의 책들보다 재미있다는 얘기는 아니다(읽지 않았으니 알 수 없다). 독자의 마음을 훔쳐야 하는 첫 서너 쪽, 여성 스트리퍼를 시니컬하게 그린 대목이 마음을 끌었다. 소설은 점점 재미있어진다. 장편 『빅 픽처』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작가의 작품답다는 생각이 드는 중반 무렵,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데드 하트’는 소설의 배경인 호주에서 ‘죽은 중심’쯤의 뜻으로 통하는 내륙 오지를 가리킨다. 2~3년마다 미국 동부의 별 볼 일 없는 신문사들을 옮겨다니며 시시껄렁한 기사를 쓰느라 10년을 허송한 주인공 닉 호손의 새까맣게 타들어 간 가슴을 뜻하기도 한다. 그가 인생의 전기 마련을 위해 충동적으로 떠난 호주 여행을 지적이면서도 세련되게 그린 소설이겠거니 했으나 뜻밖에도 좌충우돌 어드벤처 식으로 흐른다. 책은 케네디가 1994년에 발표한 첫 소설. 왜 이 작가의 여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수긍이 가는 소설이다. 길어야 서너 시간 투자하면 독파하는 소설에서 반드시 인생의 비의쯤 건져야겠다는 욕심 혹은 편견을 버린다면, 영화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같은 상상을 하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은 실제로 영화로도 제작됐다. 크게 히트하지는 못했지만.
 
소설은 3부 구성이다. 신나는 1부의 하이라이트는 호주행을 후회하기 시작한 호손이 풍만한 몸매에 짧은 금발, 키 180cm쯤의 20대 초반 앤지를 만나는 대목. 앤지가 섹스광이라는 사실이 곧 밝혀지지만, 호손은 어렵지 않게 앤지와 사랑을 나누는데 성공하며 남성 독자의 로망을 한껏 자극한다. 2부는 달콤함이 부른 파멸, 3부는 사지에서 살아돌아오는 얘기다.
 
양념처럼 인생 교훈도 들어 있다. 아무런 야망이나 욕심 없이 술과 여자를 즐기며 인생을 탕진했던 호손이 삶의 소중함, 시간의 가치를 깨닫는다. 시간을 알뜰히 써야 『데드 하트』 같은 소설도 읽을 수 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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