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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 캠프는 안 겨냥 82건, 안 캠프는 문 조준 125건 쏟아내

중앙일보 2017.04.22 02:30
20일 오후 3시10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유은혜 수석대변인이 카메라 앞에서 매무새를 다듬은 뒤 원고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안철수표 학제개편은 현실성 없는 공약 1순위다. 학교 현장에 주는 혼란의 규모와 천문학적 예산 규모로만 보면 교육계의 4대 강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비슷한 시각 100여m 떨어진 국민의당 당사에 마련된 브리핑실에서 김유정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 후보가 최문순 강원지사를 만나 북한 여성응원단을 두고 ‘자연미인’이란 표현을 썼다가 사과한 것을 비판했다. “문 후보는 뼛속까지 성차별이 몸에 배어 있다.”
 
대선후보들이 전방인 전국을 누비는 동안 500m 반경 안의 서울 여의도 각 당사(黨舍) 브리핑실에서는 논평·브리핑을 쏟아내며 치열한 후방 전투를 벌인다. 원내 4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마무리한 5일부터 21일까지 발표한 논평과 브리핑은 총 597건, 하루 35건꼴이다. ‘입의 전쟁’이다.
 
◆문·안의 난타전=문·안 후보 측은 ‘문모닝’(당 회의를 문 후보 비난으로 시작)과 ‘안모닝’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133건의 논평 및 브리핑 중 안철수 후보에게 82건(61.7%)을 쏟아냈고 국민의당은 184건 중 125건(67.9%)을 문 후보에게 날렸다. 서로를 향해 ‘보조 타이어’(국민의당)와 ‘펑크 난 타이어’(민주당)로 비유하는 타이어 논쟁도 포함해서다.
 
양측은 특히 가족 의혹에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딸 설희씨의 재산과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채용특혜 의혹에 대해 13건의 논평·브리핑을 냈다. 국민의당도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에 대해 20건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아들을 제2의 김현철(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로 만들 셈인가”(19일 양순필 국민의당 대변인), “국민의당이 낸 ‘음서제(시험 치지 않고 관리로 채용하던 고려 특혜제도) 방지법’은 딸 재산 공개 거부를 숨기기 위한 알리바이용이었나”(10일 윤관석 민주당 공보단장) 등의 설전을 벌였다. 서로 정책을 지적한 것은 합쳐 21건에 그쳤다.
 
◆보수정당의 ‘난사(亂射)’=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모든 후보를 공격하는 ‘모두까기’ 전략을 썼다. 지지율이 3위인 홍 후보 측은 1·2위인 문(79건)·안(53건) 후보에게 130여 건의 논평과 브리핑을 냈다. 한국당 관계자는 “문·안 후보를 ‘한 몸’으로 만들어 보혁 구도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당면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가 택한 길은 죽음의 길이었다.”(21일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 “(안 후보는) 마치 초등학생이 강도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목소리를 낮게 깔고 샤우팅하면서 덤비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19일 정 대변인)는 식이다. 유 후보는 문(29건)·안(15건)·홍(15건) 후보 순으로 고르게 저격했다. 하지만 안 후보 가족에 대해서는 단 1건의 논평도 내지 않았다.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가 민주당에서 제기한 단 1건의 공격을 받았다. 정의당 관계자는 “비판보다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며 “비판 좀 열심히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 당의 화력=‘입의 전쟁’을 수행하는 각 당의 공보단 중에선 민주당의 규모가 가장 크다. 선대위 공보단 소속 대변인만 18명. 문 후보와 관련한 대응은 박광온 공보단장이, 당 관련한 내용은 윤관석 공보단장이 맡는다. ‘텔레그램’에 단체방을 만들어 수시로 온라인에서 작전토론도 한다. 국민의당은 공보단 소속 대변인이 손금주 수석대변인 등을 비롯해 7명이다. 설희씨 재산 논란이 벌어졌을 때는 박왕규 상황실 부실장을 비롯해 법률자문단 멤버들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원했다. 한국당은 정준길 대변인이 하루 11개의 논평 등을 낸 적이 있을 정도로 공격을 사실상 전담한다. 바른정당은 오신환 대변인 등 4명의 대변인단이 활동하고 있다.
 
유성운·위문희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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