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슈스케 방식 도입한 바른정당의 실험

중앙일보 2017.03.21 18:29
21일 오후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른정당의 영남권 정책토론회.
 
정장 재킷을 벗고 하얀 와이셔츠와 파란 넥타이를 맨 유승민 후보와 남경필 후보가 무대 위에 선 채 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토론을 벌였다. 서로를 향해 손짓을 하거나 답답하면 팔짱을 끼는 등 두 후보 모두 귀가 빨개질 정도로 치열하게 맞붙었다. 하지만 진행을 맡은 안형환 전 의원은 두 사람에게 더욱 격렬한 토론을 요구했다. 500여 명의 관객을 향해 “더 해라, 더 해라, 더 해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TV토론은 속된 말로 바보상자 안의 싸움이고, 여기가 관중의 호흡을, 소리를 느끼면서 싸우는 싸움”이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바른정당이 새로운 방식의 대선후보 경선을 도입했다. 공식 명칭은 ‘국민정책평가단 전화면접투표’. 미리 선거인단을 모집한 뒤 이들에게 두 후보의 토론을 모두 지켜보게 하고 토론 뒤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투표다. 
 
이른바 ‘공론조사 방식’으로 불리는 이 방식을 바른정당에선 ‘슈스케 방식’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2010년 첫 방영돼 방송가에 오디션 열풍을 일으켰던 예능 프로그램 ‘슈퍼스타 K’와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슈스케가 순수 시청자의 자발적 문자 투표인 반면 바른정당은 사전에 투표인단을 선정한 뒤 물어본다는 차이는 물론 있다.
 
 바른정당은 당의 인지도와 당 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이 다른 정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고전하고 있다. 그래서 당과 후보들에 대한 주목도를 조금이라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이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 19일 호남권 정책토론회에선 유승민 후보가 183표를 얻어 107표를 얻은 남경필 후보의 기선을 제압했다. 21일 영남권 토론회 뒤에는 1030명의 정책평가단에게 의견을 물어 그 결과를 22일 오전 발표한다. 23일 충청권(544명)과 25일 수도권(1980명)까지 모두 네 번의 국민정책평가단 전화면접투표 합산치는 최종 경선 결과에 40% 반영된다. 이 밖에 당원선거인투표 30%에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추가해 바른정당은 28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부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위기에 빠진 지역 경제 문제로 충돌했다. 대구(동을)를 지역구로 둔 유 후보가 자신을 경제 전문가라고 내세우자 남 후보는 “(유 후보는) 경제 전문가이고 대구에서 16년 국회의원을 했는데 대구 경제가 꼴찌라면 어느 국민이 ‘경제 전문가이니 믿어달라’는 말을 믿겠느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유 후보는 “참 책임을 많이 느낀다. 반성한다”면서도 “지방의 어려움은 지방에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수도권 출신의 남 후보와 자신을 차별화했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부산·울산·경남의 조선산업을 살리겠다”며 “대우조선해양을 절대 죽이지 않겠다. 화끈하게 살리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를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데엔 공감했다. 유 후보는 “재벌이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고, 남 후보는 “대기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주장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기자 정보
허진 허진 기자

Innovation Lab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