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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줄이되 처벌은 한시 면제 … 12조원 휴일근로 가산금 합의 안 돼

중앙일보 2017.03.21 01:51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정치권이 의견을 모으면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큰 틀은 잡혔다. 19대 국회 때부터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기업 규모별 순차 시행 문제를 정리하면서다. 한시적으로 사업주에 대한 처벌면제 규정을 두는 방식이다.
 
정치권은 2013년부터 주당 허용되는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시행 시기와 방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와 여당은 기업 규모에 따라 4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시행하자는 입장이었다. 야당은 곧바로 전면 시행할 것을 주장하며 맞섰다. 노사가 합의하면 주당 8시간의 특별근로를 허용할지를 두고도 양보가 없었다.
이번에 정치권이 의견을 모은 내용은 주당 허용하는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되 곧바로 시행하는 쪽이다. 야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대신 야당은 처벌 면제 규정으로 한 발 양보했다. 법정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묶이면서 위법 상태에 놓이게 되는 사업장에 대해 한시적으로 처벌을 하지 않는 별도의 규정을 만드는 형식이다. 2014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사정소위에서 도출했던 안 가운데 하나다.
 
주당 허용되는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인지, 52시간인지 문제는 수년간 논란이 돼 왔다. 이를 두고 14건의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이 가운데 11건에 대해 법원은 주당 최대 허용기준을 52시간으로 봤다. 그래서 휴일에 근무한 것은 휴일근로이면서 연장근로이므로 연장근로 가산금(통상임금의 50%)에다 휴일근로 수당(통상임금의 50%)을 합쳐 기존임금에 100%의 수당을 더 얹어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휴일근로 임금이 두 배가 되는 셈이다. 그동안 기업은 휴일근로에 대해서도 정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50%만 더 얹어줬다. 이 문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다.
 
법원 결정대로 시행되면 기업 부담은 12조3000억원(한국경제연구원 추정)에 달한다. 이 가운데 300인 미만 중소기업 부담분이 8조6000억원이다. 그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3년치(임금채권유효기간)를 소급해 줘야 하는 돈에다 추가 인건비를 합한 금액이다. 대법원은 경제에 미칠 충격 때문에 판결을 미루고 국회 입법을 기다렸다.
 
국회 환노위는 23일 당별 시행방안을 마련해 논의한 뒤 근로시간 단축을 담은 근로기준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한시적으로 면제하지만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금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가산금은 민사의 문제이므로 면벌 규정이 적용되는 동안에도 지급해야 하며, 금액은 법원 판결에 따라 휴일근로에는 100% 가산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산금에 대한 유예기간은 없다는 뜻이다. 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삭감 문제를 비롯해 일이 많을 때는 더 일하고, 적을 때는 단축근무하는 탄력적 근로시간 적용 문제 등 정당 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이 수두룩하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위문희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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