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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요구하는 박삼구 … 꼬이는 금호타이어 매각

중앙일보 2017.03.21 01:00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안갯속이다. 중국 타이어업체에 넘어가는가 싶었는데 ‘원주인’인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소송전까지 불사하며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여기에 ‘표심(票心)’을 의식한 정치권도 매각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0일 주주협의회에 박삼구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방식’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안건을 서면 부의했다. 주주협의회 의결권은 산은이 32.2%, 우리은행 33.7%, 국민은행 9.9%, 수출입은행 7.4% 등이다. 주주협의회 75% 이상이 동의하면 안건은 통과된다. 답변 시한은 22일까지다. 개별 채권은행의 사정에 따라 답변은 늦어질 수 있다.
 
채권단은 지난 13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보유지분 42.01%와 경영권을 9550억원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시에 박삼구 회장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조건(9550억원+1주)을 통보했다. 박 회장이 다음달 13일까지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중국으로 넘어간다. SPA 체결 후 박 회장은 “입찰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컨소시엄 방식의 인수’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입찰자인 더블스타도 6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니 자신에게도 컨소시엄 방식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다. 박 회장 측은 지난주에만 관련 보도자료를 6차례나 내며 산은을 압박했다.
 
쟁점은 계약서상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문구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를 “주주협의회 서면승인이 있으면 (컨소시엄에) 우선매수권 양도가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반면 산은은 채권단이 반드시 이를 승인을 해줘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산은은 그간 우선매수권이 박 회장 개인에게 속한 권리이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와 권리를 나눠 갖는 컨소시엄 방식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산은 관계자는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안건으로 부의한 건 박 회장 측이 제기한 ‘절차상 하자’ 문제 소지를 없애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회장이 애초 컨소시엄을 구성할 거였으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본입찰 때 참여했으면 되는 거였다”며 “본입찰은 참여하지도 않고 이제 와서 컨소시엄을 허용해 달라며 매각 룰 자체를 뒤엎으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말에 나온 정치권 반응도 변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며 “특혜나 ‘먹튀’ 논란은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안희정·안철수·이재명 등 후보도 ‘재입찰’이나 ‘민관합작 인수’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에 우려를 표시했다. ‘컨소시엄 허용’ 안건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산은은 소송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엔 더블스타가 산은을 상대로 계약을 어겼다는 국제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컨소시엄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박 회장은 매각중단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매각 절차의 적정성을 따지는 본안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입장을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고란·김기환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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