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사드 배치 시작

중앙일보 2017.03.21 01:00
중앙일보 <2017년 3월 8일자>
사드 배치 시작 … 국론 분열 없이 마무리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한·미가 예상보다 빨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전개에 나선 것은 수긍할 만한 일이다. 국방부가 어제 신속한 전개의 배경으로 설명한 것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가속화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없는 객관적 사실이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깔보고 지난달 12일에 이어 보란 듯 미사일 4발을 연달아 쏜 게 바로 그제였다. 게다가 소형화에 성공한 핵폭탄을 미사일에 장착할 날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이렇듯 나라의 안보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상황에서 방어용 무기를 빨리 배치하려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결정이다. 나라 한편에서는 중국의 반대 등을 이유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하지만 국가의 안위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기습 도발로 온 산천이 잿더미로 변한 뒤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드 조기 배치가 기정사실이라면 이참에 국론 분열을 봉합하는 계기로 삼는 게 슬기로운 자세다. 이대로 가면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사드를 둘러싼 비생산적 논쟁은 피할 수 있다. 차기 정부로서도 혼란을 부추길 큰 짐 하나를 내려놓은 셈이다. 그러니 정치권에서도 더는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중국의 몽니가 더욱 극렬해질 거라는 점이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며 “이에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한국과 미국이 져야 한다”고 발표했다. 보복하겠다고 대놓고 밝힌 것과 다름없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생떼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국가가 언제, 어디에 무기를 배치한다고 옆 나라에 알려주는가.
 
엊그제 중국 당국은 대형 매장에서 롯데제과 제품을 빼라고 지시한 데 이어 한국산 게임 수입을 막고 나섰다고 한다. 대국답지 않는 처사다. 중국은 한국에 대한 보복을 일삼으면 결국 자신에게도 막대한 손해가 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중국 당국에 의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방한 금지 조치 이후 중국행 한국 관광객 역시 격감했다고 한다.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중국의 잘못된 처신 때문임을 시진핑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핵위협을 제대로 막아냈더라면 전술핵은 물론 사드 반입 얘기도 애초부터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한국과 미국이 설득해도 앞으로 중국의 보복 쓰나미가 몰려올 것만은 틀림없다. 그래도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오는 20일께로 예정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3개국 순방을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틸러슨의 방중 목적은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 조율로 알려져 있지만 양측 간에 사드 문제가 논의될 공산이 크다.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중단시키도록 해야 한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현 상황에서 중국을 달래고 막는 건 미국만이 할 수 있다.
 
한겨례 <2017년 3월 8일자>
한·미 정부의 무책임한 ‘사드 대못 박기’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주한미군 배치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부지가 조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장비부터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다. 섣부르고 무책임한 밀어붙이기다. 사드 배치 재검토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야권과 대한국 제재를 본격화한 중국 등을 힘으로 억누르겠다는 권위적 행태이기도 하다. 곧 있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대선 국면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도 엿보인다. 두 나라는 당장 사드 배치를 중단하기 바란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합리적 논의 과정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여서 더 부도덕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4월 안에 사드 포대가 경북 성주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한다. 속전속결을 시도하는 의도가 ‘다음 정부 출범 전 대못 박기’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내용과 절차에서 문제가 많은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하지 못하도록 선수를 치겠다는 반국민적 발상이다.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는 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몇 달 사이에 상황이 별로 달라질 건 없다. 사드와 핵·미사일 위협 저지를 바로 연결하는 것도 근거가 취약한 ‘사드 만능론’일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도 동북아 안보 질서를 뒤흔들고 북한 핵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군사·안보 일체화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추진해 왔다. 미사일방어(엠디) 통합을 통해 한국을 미-일 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확실하게 편입시키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핵심 아시아 전략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번 사드 대못 박기는 ‘힘을 통한 평화’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첫 해외 군사 조처다. 외교·안보 정책 기조가 채 정리되기도 전에 이뤄진 이 조처는 트럼프 정부의 일방주의적 성격을 보여준다.
사드 대못 박기의 파장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중국의 강한 반발은 분명하다. 경제·외교·군사적 대응이 모두 뒤따를 것이다. 한·미 정부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진지한 대중국 협의를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미국은 오히려 중국이 주장하는 전략적 이익의 침해를 자신의 전략적 이익 증가로 해석하는 듯하며,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중국은 무관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관점이 타협을 이루지 못하는 한 한국은 계속 보복 대상이 되기 쉽다. 지금의 경제제재는 시작일 뿐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대중 관계에서도, 핵 문제에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능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태도다. 한·미와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면 북한 핵 문제도 해법을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사드 갈등은 이미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조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구도에서는 중국이 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유인이 줄어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한다는 사드 배치가 결국 핵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셈이다. 사드 밀어붙이기는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실패의 결정판이다. 사드 포대를 빨리 설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부작용이 너무 크다. 이제라도 다음 정부에 결정권을 넘기는 게 순리다.
 
논리 vs 논리
핵 위기에 사드 조기 배치는 적절 vs 새 정부가 재검토 못하게 선수 친 것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한·미 군 당국이 지난 6일 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주한미군 배치를 예상보다 빨리 시작했다. 이는 당초의 하반기 배치 방침을 전격적으로 앞당긴 것이다. 사드 포대 발사대 2대가 오산 미 공군기지에 처음 들어온 데 이어 한두 달 내 탐지레이더(AN/TPY-2), 요격미사일까지 1개 포대(발사대 6대)가 성주골프장에 전개될 예정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단행된 조기 배치 작업인 만큼 이를 둘러싼 논쟁 또한 뜨겁다.
 
중앙과 한겨레의 사설 논조도 매우 극명한 시각차를 나타낸다. 중앙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가시화되고 있는 객관적 사실 등을 근거로 ‘수긍할 만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고 지난달 12일에 이어 지난 6일 또다시 미사일 네 발을 연달아 쏘는 등 도발을 그치지 않고 있다. 소형화에 성공한 핵폭탄을 미사일에 장착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관측 등이 나오는 현실이다.
 
반면에 한겨레는 ‘섣부르고 무책임한 밀어붙이기’란 입장이다. 합리적 논의 과정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이렇듯 속전속결을 시도하는 의도가 다음 정부 출범 전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고 본다. 내용과 절차에서 문제가 많은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하지 못하도록 선수를 치겠다는 반국민적 발상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중앙은 사드 배치의 조기 시작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인 데 반해 한겨레는 당장 중단해야 할 잘못된 일이라는 비판적 입장으로 확연하게 갈린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은 나라의 안보가 백척간두의 상황인 만큼 방어용 무기를 빨리 배치하려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기습 도발로 온 산천이 잿더미로 변한 뒤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고 반문하면서 사드 배치를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반대 등을 이유로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국가의 안위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임을 강조하는 단호한 입장이다. 오히려 사드 조기 배치가 기정사실이라면 이참에 국론 분열을 봉합하는 계기로 삼는 게 슬기로운 자세라는 점을 덧붙인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절차와 내용 모든 면에서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사드 배치 재검토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와 야권의 의견을 힘으로 억누르는 권위적 행태이자 중국의 경제 보복을 키우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대선 국면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도 엿보인다고 주장한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에서 배치를 강행하는 건 더욱 적절치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을 이유로 들었지만 몇 달 사이에 상황이 별로 달라질 건 없다는 것이다. 사드와 핵·미사일 위협 저지를 바로 연결하는 것도 근거가 취약한 사드만능론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사드 배치는 대한민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지만 미국과 중국의 안보적 이해관계 충돌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중앙과 한겨레의 시각차는 확연하다. 중앙이 중국 측의 처사를 더 문제삼는 입장이라면 한겨레는 미국 측의 잘못에 더 비중을 두고 비판한다. 중앙은 더 극렬해질 중국의 몽니에 대해 우려하면서 중국 언론들이 한국이 사드 배치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생떼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어느 국가가 언제, 어디에 무기를 배치한다고 옆 나라에 알려주는가’라고 반문한다.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중국의 잘못된 처신 때문임을 시진핑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 핵위협을 제대로 막아냈더라면 전술핵은 물론 사드 반입 얘기도 애초부터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의 보복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덧붙이고 있다.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그러나 한겨레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동북아 안보 질서를 뒤흔들고 북한 핵 문제를 악화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방어(MD) 통합을 통해 한국을 미-일 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확실하게 편입시키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핵심 아시아 전략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강조한다. 특히 이번 사드 대못 박기는 힘을 통한 평화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첫 해외 군사 조처로 트럼프 정부의 일방주의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사드 포대를 빨리 설치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제라도 다음 정부에 넘기는 게 순리라는 점을 덧붙이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Innovation Lab

트렌드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