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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할론’ 압박했지만 … 북핵 해법 확답 못 들은 틸러슨

중앙일보 2017.03.20 02:3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존중한 협력만이 미·중 양국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존중한 협력만이 미·중 양국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중·일 순방 마지막 일정인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법에선 기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6자회담 재개 등 대화를 고집했다. 틸러슨 장관의 중국 설득이 실패한 모양새다.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4월 초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전초전 격이다.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를 조율하고 상대국의 의중을 파악하는 자리였다. 따라서 북핵 해법 등과 관련된 논의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간 핫이슈 중 하나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선 자세한 발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공식 발표문에 “왕 부장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거듭 반대했다”고 명기했다. 틸러슨 의 사드 관련 발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사드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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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에서 두 장관은 두 시간 가까이 공방을 벌였다. 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를 반영하듯 선명한 입장 차가 드러났다. 틸러슨 장관은 ‘대화’란 단어를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20년 이상 북한의 위협을 억지하기 위한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화보다는 압박을 통한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미다. 그는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게 하기 위해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중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협력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중국에 대한 압박이었다.
 
내달 미·중 정상회담서 구체적 해법 기대
 
이에 맞서 왕 부장은 북핵 문제는 북·미 간 대화, 나아가 6자회담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적인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며 “유엔 제재를 실행하는 한편 미국을 포함한 각 측이 지혜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이 방중에 앞서 한·일을 들러 북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포함한 군사적 해결을 시사한 데 대한 견제였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은 (과거) 미국의 요구에 응해 북·미·중 3자회담을 추진하고 6자회담으로 확대시켰다”고 설명한 뒤 “문제의 본질은 북·미 갈등”이라고 지목했다. 북핵 문제를 중국에 책임 지우는 중국 역할론에 대한 반발이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 다음달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의 힘겨루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에 빠진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진 않았지만 북한의 위험성이 더욱 부각된 것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북 위협으로 인해 군사적 충돌 쪽으로 흘러가는 현 분위기를 미·중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시급한 조치의 필요성을 확인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양국 정상이 만날 때는 ‘비방 게임(blame game)’이나 상황 악화에 대해 책임 공방보다는 해결책을 찾으려는 좀 더 구체적인 노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중의 해법이 너무 달라 정상회담에서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론’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화론’ 간극이 너무 크단 얘기다. 때문에 미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강공론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 안에 2800만 명의 한국인이 있다”며 “미 행정부가 (현 상황이 남북 간) 충돌이 서로 억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워싱턴=예영준·김현기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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