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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 된 소래포구 어시장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막막”

중앙일보 2017.03.20 01:31
지난 18일 발생한 화재로 인천시 소래포구 어시장이 전소돼 골격만 남은 채 주저앉았다. [사진 장진영 기자]

지난 18일 발생한 화재로 인천시 소래포구 어시장이 전소돼 골격만 남은 채 주저앉았다. [사진 장진영 기자]

19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재래 어시장. 전날 발생한 화재로 잿더미와 철제 구조물만 남은 현장에선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곳에서 40년 넘게 장사했다는 최인옥(85·여)씨는 “주말 대목을 앞두고 생선을 잔뜩 주문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어시장인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지난 18일 오전 1시36분쯤 큰불이 났다. 새벽 시간이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2시간30분 동안 이어진 불로 전체 가~라동 4개 구역 좌판 점포(332개 점포) 중 가·나동 220여 개 점포가 탔다. 횟집 등 인근 상가(41개) 절반(20개)도 피해를 봤다. 소방당국은 피해액이 6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은 가동에서 시작됐다. 경찰이 폐쇄회로TV(CCTV) 60여 대를 분석한 결과 변압기가 설치된 가동 전봇대에서 5m 떨어진 한 좌판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현장에서는 끊어진 흔적(단락흔)이 있는 전선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단락흔으로 불이 난 것인지, 화재로 단락흔이 발생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정밀감식과 CCTV 추가 분석 등 종합적으로 화재 원인을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74년 개장한 어시장은 3.3~9.9㎡ 크기의 좌판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가건물에 비닐로 된 천막을 씌운 형태다. 화재엔 취약하지만 가건물은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 대상이 아니다. 여기에 소방도로까지 좌판이 들어서 소방대원들이 현장까지 진입하지 못해 소방호스를 끌며 화재를 진압했다고 한다. 앞서 소래포구에선 2010년 1월과 2013년 2월에도 불이 나 각각 점포 25곳과 36곳이 피해를 보았다.
 
상인회 등은 잿더미가 된 좌판과 상점을 복구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피해 점포 대부분이 무허가 건물로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보상도 막막한 상태다. 신민호 소래포구 상인회장은 “피해가 없는 상가들은 정상 영업하고 있다”며 “피해 상가들도 복구가 끝나는 대로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소래포구의 화재 잔해물과 폐기물 처리 등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청도 피해 상인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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