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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는 봄 기운 도는데…

중앙일보 2017.03.20 01:00
꽃이 핀 걸까. 오랜 기간 숨을 고르던 세계 경제에 온기가 돌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주요국의 실물 지표가 올 들어 일제히 상승하고 있어서다. 최근 불거졌던 10년 주기 위기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제기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린 세계 경제가 거의 10년만에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유럽·아시아·신흥국 경제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이코노미스트의 관측을 뒷받침할 만한 건실한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먼저 미국의 고용 시장 분위기가 좋다. 농업을 제외한 미국의 전 분야 취업자 수는 2월에만 23만5000명 늘며,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17일 발표된 미국의 2월 경기선행지수가 126.2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실물 지표가 부쩍 좋아진 결과다. 불확실성이 짓눌려있던 기업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고 고용을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콘퍼런스보드는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올해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자료:OECD· 세인트루이스 연준

자료:OECD· 세인트루이스 연준

유럽의 경제심리지수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장기 저성장에 빠졌던 일본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을 0.4%포인트 올리는 등 지난 10년간 돈을 많이 푼 선진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9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크게 사라졌다.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대만 등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와 잇딴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수출 호조가 예상되며, 물가 상승에 애먹던 이머징 국가들도 인플레 부담이 올 들어 상당 부분 완화됐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도 유가가 10% 하락하는 등의 돌출 변수는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추세를 좌우할 만한 변수는 되지 못한다. 
자료:OECD· 세인트루이스 연준

자료:OECD· 세인트루이스 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경제 전망에도 이런 분위기가 묻어난다. OECD는 34개 회원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2016년 1.7%에서 올해 2%, 내년 2.3%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은 2016년 1.5%에서 2018년 3%로 대폭 올라갔다.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은 지난해 6.7%에서 내년 6.1%로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위안화 변동성이 안정되는 등 경제 위험 요인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에 이어 올해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힌 것도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다만 세계 경제가 완전히 정상을 되찾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경제회복세가 이어지려면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여러 위험요인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금 공급이다. 미국 등 주요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 자칫 글로벌 자금 흐름이 얼어 붙을 수도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촉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압박과 달러화 강세를 초래해 무역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상 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의 환경에 맞춰 속도와 폭을 잘 조절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약속한 4%대 성장률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규제 완화 등으로 생산성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각종 경제 보복과 내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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