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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1명, 로봇 3대 … 1분에 피자 48개 만든답니다

중앙일보 2017.03.20 01:00
‘페페’가 토마토소스를 피자 반죽 위에 짜면, ‘마르타’는 반죽 위 소스를 단 2초 만에 골고루 펴 바른다. 노엘이 피자 위에 각종 토핑을 얹는 시간은 22초. ‘브루노’는 이 피자를 426℃가 넘는 오븐에 옮긴다. 굽는 시간(1분 30초)을 제외하면 1분에 48개까지 만들 수 있다. 줌 피자(Zume Pizza)에서 일하는 페페, 마르타, 노엘, 브루노 중 사람은 노엘 단 한 명이다. 나머지는 모두 사람 이름을 딴 로봇이다. 
 
하루에 약 200개가 넘는 피자를 판매하는 줌 피자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피자가게다. 최근 미국 CNBC 방송이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 25개 기업 중 1위로 뽑혔다. 요식업체에서 종사했던 경험을 살린 줄리아 콜린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알렉스 가든이 2015년 6월 공동 창업했다. 현재 배달 지역은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이지만 미국 전역으로 넓힌다는 목표다. 줄리아 콜린스는 “미국 피자 시장 매출 97억 달러 중 60% 가량은 도미노피자, 피자헛, 파파존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차지하고 있다”라며 “작은 소규모 업체도 로봇을 활용하면 높은 수익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줌 피자에서는 인간 종업원이 도우에 토핑을 얹고 나면 로봇 ‘브루노’가 오븐에 넣는다. [사진 줌 피자]

줌 피자에서는 인간 종업원이 도우에 토핑을 얹고 나면 로봇 ‘브루노’가 오븐에 넣는다. [사진 줌 피자]

피자 제조 과정에서 로봇은 단순하지만, 일관성이 필요한 작업(소스 뿌리기, 소스 바르기, 오븐에 피자 투입) 등을 맡는다. 사람은 숙성한 밀가루 반죽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내 넓게 펴서 동그랗게 피자 도우를 만들고 이를 ‘페페’와 ‘존’이라는 로봇에게 넘긴다. 피자 도우 위에 토마토소스를 분사하면, 이를 넘겨받은 로봇 ‘마르타’가 도우에 골고루 소스를 펴바른다. 피자의 핵심인 토핑은 사람이 놓는다. 손님의 주문에 따라 치즈, 햄, 고기, 잘게 다진 채소 등의 토핑을 피자 도우 위에 얹으면 로봇 ‘브루노’가 이를 받아 오븐에 집어넣는다.
 
피자 가격은 14~19달러로 싼 가격이 아니지만 배달 피자의 단점인 눅눅함을 줄이고, 최대한 신선함을 유지해 손님에게 인기를 끌었다. 비장의 무기는 배달 트럭 뒤에 실린 56개의 이동식 오븐이다. ‘빈첸시오’라는 로봇이 초벌 구이를 한 피자를 배달 트럭에 올리면, 운전자를 제외하고 트럭 뒷편에 동승한 사람이 목적지 도착 4분 전 2차로 굽기 시작한다. 3분 30초간 굽고 30초간 식히면 손님은 더 따뜻한 상태로 피자를 먹을 수 있다.
 
줌 피자는 ‘배달 중 굽기(bake-on-the way)’ 기술 특허를 지난해 3월 받았다. 제작·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5~22분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인 도미노 피자(45분)보다 빠르다. 주문·결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지며 팁은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줌 피자는 4월을 기준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라며 줌 피자가 사람과 로봇의 분업을 통해 만들어질 일자리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줌 피자는 로봇으로 줄어든 인건비를 유기농 채소 구입, 직원 재교육 등으로 재투자한다. 줌 피자의 공동 창업자인 줄리아 콜린스는 “주문부터 배달을 책임지는 78명의 직원 평균 임금은 시간당 18달러로 업종 평균 시급보다 높다”며 “직원들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피자배달 시간 예측 등과 같은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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