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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소인배’는 있어도 ‘대인배’는 없다

중앙일보 2017.03.20 01:00
‘대인배’는 어떤 사람일까? 우선 ‘소인배’의 의미를 짚어보면 도움이 되겠다. 소인배(小人輩)는 도량이 좁고 간사한 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대인배(大人輩)는 도량이 넓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라 볼 수 있다. 요즘 대선 정국에서 정치인들에게 누구는 대인배, 누구는 소인배라고 하는 식으로 ‘대인배’라는 말이 적잖이 등장한다. 연예인·개그맨에게도 ‘대인배’라는 말을 붙이는 등 두루 쓰이고 있다.
 
하지만 ‘대인배’는 어설픈 말이다. ‘소인배’ ‘간신배’ 등처럼 ‘-배’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붙는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배’가 ‘선배’ ‘후배’ 등처럼 긍정적인 말에도 쓰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나 여기에서의 ‘-배’는 다르다. ‘소인배’ ‘간신배’처럼 독립된 단어에 붙였다 뗐다 하는 접미사 ‘-배’가 아니다. 또한 ‘대인배’ ‘소인배’는 서로 대비되는 개념으로 어울려 쓰이므로 이때의 ‘-배’는 같은 용법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논어 ‘이인편’에는 ‘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라는 구절이 나온다.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해에 밝다는 말이다. 이처럼 ‘소인’에 대비되는 말은 ‘군자’다. 따라서 ‘소인’과 반대되는 뜻으로 사용하려면 ‘대인배’가 아니라 ‘군자’라고 해야 한다. ‘대인’을 ‘대인군자(大人君子)’의 줄임말로 보더라도 ‘배’가 붙은 ‘대인배’는 곤란하다.
 
‘대인배’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 대부분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대인배’라는 말 대신 ‘군자’라고 하기가 뭣하다면 그냥 ‘대인’이라고 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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