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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사방 1m에 먼지 100개만 넘어도 작업 로봇 스톱

중앙일보 2017.03.20 01:00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방진복을 입은 한 연구원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 방진복을 입은 한 연구원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버스로 1시간반 가량을 달려 경기도 파주 ‘엘지로’에 닿았다. 기업 이름이 도로명에 포함된건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서면서다. 축구장 230개 크기(165만 5000㎡)의 단지에 들어서자 길이 265m, 높이 86m의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이 눈길을 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거대 로봇팔이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는 유리기판에 구리막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로봇은 2분당 11개 꼴로 쉼 없이 유리기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LCD 패널은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 ‘나노셀(Nano Cell)’ 기술을 입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태어나게 된다.
 
나노셀은 LCD 패널 위에 약 1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덧 입힌 편광필름을 붙이는 방식으로 접목된다. 이희영 LG전자 TV상품기획팀 부장은 “천연 염료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디스플레이에 입히면 이 입자가 빛을 흡수해 색의 파장을 조정하고 결과적으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며 “어느 각도에서 화면을 보더라도 색상의 왜곡이 없어 정면에서 보는 것과 같은 색감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입자를 바른 편광판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 편광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붙여진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입자를 바른 편광판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 편광판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붙여진다. [사진 LG디스플레이]

LG전자의 나노셀 기술은 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LCD TV에 적용한 퀀텀닷 기술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삼성의 퀀텀닷 방식은 더 선명한 색의 물감을 섞으면 혼합된 색도 선명해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빨강(R)·녹색(G)·파랑(B) 등 빛의 3원색의 퀀텀 소재를 통과하면서 색의 선명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반면 나노셀 기술은 물감을 선명하게 만들기보다 불순한 색을 지우는 형태로 색의 선명도를 높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프리미엄 TV시장에 진출해 온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LCD에 나노셀 기술을 적용하면서 또 하나의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완성했다.
 
나노셀 생산 수율은 청결도와 직결된다. ‘먼지와의 싸움’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생산라인의 여성 직원들은 파우더 가루가 날릴 수 있어 아예 화장을 하지 않는다. 머리에 왁스를 바른 작업자는 완전히 지워낸 후에야 시설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먼지가 1㎡ 당 100개만 넘어도 로봇은 작업을 멈춘다”며 “유리판 위에 먼지가 앉으면 TV 화면이 검게 변해 불량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노셀 물질은 친환경적이어서 카드뮴 등 규제 유해물질도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나노셀 기술을 5년에 걸쳐 개발했다. LG전자 나노셀 기술은 기존 공정, 설비 교체 없이 편광판만 바꾸면 만들 수 있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스카이워스, 콩카 등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이미 LG전자 나노셀 디스플레이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LG전자는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슈퍼 울트라 HD TV를 ‘LCD TV’ 프리미엄군으로 삼고 올레드와 함께 양대 프리미엄 TV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이밖에 PC용 프리미엄 모니터 등 다른 디스플레이 제품군에도 나노셀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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