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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복지 지출 경쟁, 지나침을 경계해야

중앙일보 2017.03.20 01:00
송언석기획재정부 제2차관

송언석기획재정부 제2차관

# 1929년 대공황 
“정부가 빈 병에 돈을 담아 폐광에 묻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꺼내 가게 하라.” 존 메이너드 케인즈(J.M. Keynes)가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에서 밝힌 말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효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미국의 대공황을 극복한 뉴딜 정책의 이론적 기반이 됐다.
 
# 2017년 글로벌 저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2018년 국가예산에 대한 의회 제안 설명을 통해, 국방예산 10% 증액 및 인프라 개선을 통한 경기 회복 계획을 밝혔다. 필요한 재원은 재정적자 확대없이 비국방 예산 감축 등 세출 구조 조정을 통해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영국은 성장 둔화 및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에 대응해 통신 및 연구·개발(R&D) 관련 정부 투자를 증가시키면서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를 지난해 보다 0.6%포인트 낮춰 잡고 있다. 프랑스는 경제성장과 고용을 위한 투자에 주력하면서, 전방위적 지출절감 노력을 통해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지난해 -3.3%에서 올해 -2.7%까지 개선할 계획이다. 3년 연속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한 독일은 유럽중앙은행의 지출 확장 요구에도 불구하고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키로 하였다. 이를 통해 2015년 71%인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2020년까지 60% 이내로 감축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들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케인즈가 봤다면 재정적자를 크게 늘려서라도 유효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성장 친화적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각국의 예를 보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도 무조건적인 재정지출의 양적 증가보다는 재정지출의 구조 조정을 추진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재정을 운용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확장적 재정의 이면에 숨은 ‘지나침의 위험성’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그 위험성이란 첫째, 지출확대가 생각한 것만큼 경제활성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재정건전성만 훼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지출을 늘리더라도 전달과정에서 중복이나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둘째, 지금은 국가부채를 좀 늘려도 괜찮아 보이지만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재정건전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간 부채가 과다하고 자산 버블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확장적 재정으로 경제 구조 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장적 재정지출이 인기영합적인 달콤한 유혹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서도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이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또한 기본소득제도 도입, 청년수당 지급 등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복지 정책들에 대한 주장도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확장적 재정운영의 득실을 균형감있게 검토하고, 지나침을 경계해야 한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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