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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아이 유제품·육류는 유기농으로, 채소·과일은 일반 작물도 무방

중앙일보 2017.03.20 00:02








“아이들 음식 재료를 다 유기농으로만 골라야 할까요?” 아이가 갓 태어난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몸이 아픈 환자, 임신부도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많다. 유기농 작물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기른 농산물을 말한다. 작물이 자라는 땅은 3년 이상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비싼 만큼 몸에 좋을 거란 생각에 유기농 제품을 고르는 사람이 많다.

경제적 가치만 따진다면 반드시 유기농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50%만큼의 돈을 더 주더라도 건강상 이득은 5%, 또는 0%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일반 채소와 과일에 농약이 생각만큼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농촌진흥청 오세관 연구관은 “농업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옛날에는 농약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해충에 강한 품종이 나오고 친환경 농법이 적용되면서 옛날만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쓰면 땅이 그만큼 상하기 때문에 농가 스스로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또 우수관리인증농산물(GAP)이라는 선진 안전 관리체계를 적용받는 작물이 많아졌다. GAP인증을 받은 작물에는 농약을 뿌리는 횟수가 제한된다. 특히 출하 전에 농약·중금속·미생물 등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도록 관리된다.
GAP인증마크가 있는 일반 채소나 과일만 골라도 농약 걱정은 덜 수 있다. 마트에서 봉지에 포장돼 팔리는 농작물 대부분에 GAP인증마크가 부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통상적으로 재배 시 농약을 많이 쓰는 작물 위주로 유기농을 사먹으면 된다. 시금치·파프리카·오이·감자·고추·파·양상추·마늘·배추·케일·사과·배·딸기·포도·방울토마토·블루베리·복숭아가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로 2012년 미 스탠퍼드대에서 유기농과 관련해 45년간 작성된 237개 논문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도 있다. 유기농과 일반 농산물을 비교해 봤더니 영양 성분 차이는 전혀 없었다. 단, 유기농 제품은 약 7%에서 농약이 검출된 반면 일반 농작물에서는 약 38%에서 농약이 검출됐다. 하지만 농약이 검출된 작물에서도 미국환경보호국이 제시한 기준치 이하만 검출돼 의미가 없었다.

우유·치즈·고기도 꼭 유기농 제품을 사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육류·유제품의 경우 아이와 임신부라면 되도록 유기농을 권한다. 여기서 유기농은 단지 유기농 사료를 먹여 키우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기농 우유로 인증받으려면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사료를 먹이는 것은 물론, 사육 방식도 친환경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장식 사육환경을 배제하고 넓은 대지에서 키워야 할 뿐만 아니라 번식을 좋게 하기 위한 항생제나 성장호르몬 사용도 철저히 금지된다. 고기에 스트레스호르몬이 적고 면역물질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키워진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나 그 우유로 만든 유제품도 마찬가지다. 유아나 태아는 신체 표면적이 적어 소량의 호르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되도록 유기농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다.

꼭 유기농이 아니라도 좋은 환경에서 사육하는 농장을 수소문해 직거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경제적 여건이 아주 넉넉하다면 농작물이든 육류·유제품이든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라고 말하고 싶다.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단순히 몸에 좋은 것을 사먹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환경에 기여하는 의미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

유기농 농작물을 키우는 재배 농가가 많아질수록 비료·농약 사용이 적어져 토양 오염이 줄 수 있다. 또 유기농 육류·유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밀집 사육으로 생길 수 있는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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