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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세계 경제 수도’맨해튼은 지금 공사 중

중앙일보 2017.03.13 01:00
뉴욕 맨해튼

뉴욕 맨해튼

미국 뉴욕의 중심인 맨해튼 일대는 ‘마법의 섬’이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이나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지만 곧이어 개구리 점프하듯 낙폭 이상으로 뛰어오른다.
 
뉴욕 부동산의 인기 비결은 오래 전부터 투자환경이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렌트를 주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고 동시에 문화 인프라와 지리적 이점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부호들이 해외 투자처 가운데 맨해튼을 첫손에 꼽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90년대 3.3㎡(1평)당 2만1000달러이던 맨해튼의 평균 매매가가 2010년대에 3만8000달러로 뛰었다.
 
‘부동산 불패’ 신화의 본산인 맨해튼에선 지금 동네 건물을 부수고 일대에 고층 건물을 새로 짓는 재개발 붐이 한창이다.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앞으로 20년간 개발 프로젝트가 속속 진행될 예정”이라며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완전히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재개발 프로젝트가 타임스스퀘어 서쪽의 허드슨 강변이다. 펜스테이션 철도차량 기지를 복개하고, 주변의 오래된 공장과 창고부지를 현대적인 이미지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2005년 개발허가를 받아 2025년까지 28에이커(11㏊)의 광활한 땅에 마천루를 짓게 된다. 250억 달러(약 28조원)를 쏟아붓는 이 사업은 미국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민간 사업이다. 고층 아파트와 광장, 호텔, 공립학교 등 대규모 주상복합단지가 조성된다. 50층 이상의 건물만 64개에 달한다. 이미 완공된 10허드슨야드 빌딩에는 코치와 로레알, 보스턴컨설팅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이 입주했다. 5조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 또한 파크애비뉴에서 허드슨야드로 옮기기로 했다.
 
9·11 테러의 타깃이 된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있던 터는 어느새 공사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하는 프리덤 타워와 인근 9·11 메모리얼 뮤지엄, 쇼핑몰 등이 완공됐다. 2020년까지 두 개의 타워와 교회, 아트센터까지 들어서면 프로젝트가 종료된다. 맨해튼 남동쪽의 에섹스 크로싱도 대규모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11억 달러의 자금이 모인 곳이다. 2015년 시작해 2024년 완공 예정이다. 60년대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태어난 건물을 철거하고 영화관과 마켓, 볼링장 등을 짓는다. 중산층을 위한 1000여 채의 아파트도 지어진다.
28조원이 투입되는 허드슨야드 개발 전후(위·아래) 모습.

28조원이 투입되는 허드슨야드 개발 전후(위·아래) 모습.

 
코넬대가 맨해튼 동쪽의 루스벨트 섬에 짓고있는 캠퍼스는 완공 이전부터 뉴욕의 명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안에 캠퍼스를 완공할 계획인데, 총 20억 달러가 투입됐다. 수업동과 기숙사, 식당과 호텔 등이 들어선다. 뉴욕시가 여기에 1억 달러를 지원했다.
 
60년대 도시계획을 바로잡을 에섹스 크로싱 개발 전후 모습.

60년대 도시계획을 바로잡을 에섹스 크로싱 개발 전후 모습.

이같은 개발 붐으로 올해와 내년은 사무실 공급 물량이 최고조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7500만 평의 사무실이 공급됐는데, 이 가운데 84%를 완공된 10허드슨야드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공실률이 2015년 8.5%에서 지난해 4분기 9.3%로 소폭 증가했다. 아르테스 부동산의 변수지 대표는 “맨해튼에 들어와 살고 싶은 대기수요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공실률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300만 달러 미만의 거실 두 개짜리 아파트는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맨해튼이 ‘세계의 강남’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욕 부동산의 또 다른 강점은 풍부한 자금이다. 유대인들이 움직이는 파이낸스 네트워크에 들어가면 저리로 개발자금을 빌릴 수 있어 세계 각지에서 투자사들이 줄을 섰다. 토니 박 PD프로퍼티스 대표는 “맨해튼에서는 미국내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3∼4%의 금리로 사업자금을 빌릴 수 있다”면서 “그만큼 은행에서 맨해튼 부동산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합법적인 이민투자 프로그램인 EB-5가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특히 허드슨야드 프로젝트나 월드트레이드센터에 필요한 전체 사업자금 가운데 10∼30% 정도를 EB-5로 메웠다. EB-5는 50만 달러를 투자하면 전 가족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국인 신청비율이 80%를 넘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에 따라 투자금이 50만 달러에서 135만 달러로 대폭 인상됐다. EB-5 에이전트 가운데 사기를 치고 잠적하는 업체가 적지않아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쿠쉬먼앤웨이크필드 관계자는 “뉴욕시의 취업률이 느리게 상승 중이지만 견고한 편이어서 오피스 빌딩 투자는 매력적”이라며 “트럼프 정부 이후 뉴욕 관광객 수가 줄고 있어 소매점 렌트비는 소폭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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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우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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