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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 (28)] 인생은 계약의 합집합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6.10.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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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계약을 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태어났다 하더라도 삶의 시작은 남녀 간 혼인, 동거, 기타 불완전한 계약의 결과물일 수 있다. 물론 정자은행에서 우수한 유전자를 선택하는 거래 행위를 통해 누군가 탄생할 수도 있다. 법률행위에는 단독 행위나 합동 행위도 있지만 계약도 많다. 계약이란 상대방이 있는 행위로 우리는 이를 통해 경제적으로 서로의 효용이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계약을 통해 서로가 만족하는 합의에 이르면 사회 구성원의 행복 지수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계약이론(contract theory)’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복잡 다난한 인생사에서 무수한 인연을 맺는 인간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고려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계약이론은 경제사적으로 ‘신제도학파’에 속한다. 이 이론은 다양한 경제·사회 체제를 살아가는 여러 구성원 간에 계약이 이뤄지는 방식과 최적의 계약 설계 방안, 그에 따르는 문제를 모색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계약이라는 분석의 틀’로 도덕적 해이에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의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정보 불충분에 따른 계약의 문제로 설명한다. 제대로 된 계약은 상호 간 기대 불일치를 줄이는 유용한 수단이다. 이를 잘 활용해야 개인과 사회 모두 건강해진다. 이와 달리 잘못된 계약은 신뢰를 손상 시키고 인생을 나락으로 이끌 수도 있다. 대충 계약하는 것 때문에 뜻하지 않게 개인도 사회도 불행해질 수 있다.
 
계약은 서로의 기대 불일치 줄이는 유용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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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하트(68·왼쪽)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67) MIT 교수.

이 평범한 진리를 생각하며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 MIT 교수의 계약이론을 찬찬히 뜯어보자. 벵트 홀름스트룀이 계약이론 연구에 불을 지폈고, 올리버 하트는 이를 더욱 발전시켰다.

계약이 왜 필요할까? 두 교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서로가 가진 정보가 동일하게 배분되는 완전한 사회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유를 찾는다. 우리는 사실 정보의 완전성이라는 전통 경제학의 가정이 흔들리는 정보의 비대칭 세계에 살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정보가 부족한 쪽이 손해를 본다.

예를 들어 문제가 많은 사람이 보험에 들 경우 회사가 이를 모른다면 회사는 보험료를 잘못 책정해 손해를 보게 된다. 회사가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보험가입자의 행위를 규제하는 약관을 만들거나 보험금에 상한선을 둘 수 있다. 자동차보험이라는 계약을 한 이가 이후 위험에 부주의하게 된다면 자동차회사는 부담이 커지고 자동차 사고도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보험회사는 부담을 어느 정도 운전자에게 지우게 된다. 제대로 된 계약이 성립하려면 사회 구성원들이 갈등과 위험을 피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계약 행위를 설계하는 것이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계약을 하려면 우선 계약 주체에게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인센티브에도 계약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것은 계약 내용, 범위,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포함해 계약을 하는 데 거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계약을 한 후에는 도덕적 해이, 무임승차와 같은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계약은 기업과 소비자 간에도 발생하고 기업 간에도 발생하고 기업과 정부 간에도 발생한다. 수많은 계약을 하면서 우리는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비애를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계약을 하는 것이 인생살이의 모범 답안이다.
 
주인처럼 행동하는 대리인 경계하라
세계적 명성의 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배출 가스 눈속임 장치를 부착했다가 들통이 났다. 이 사태로 폴크스바겐은 상상을 초월하는 리콜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제기된 ‘배출 가스 불법 조작’에 대한 내부 경고를 무시했다. 주주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경영 대리인인 그에게 계약 위반의 책임을 묻는 것이 문제가 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모름지기 대리인은 주인인 주주가 부여한 권한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 경제학에서 흔히 말하는 ‘주인- 대리인이론’은 대리인이 주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은밀하게 더 챙기거나, 주인에게 해를 끼치는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주주와 소비자, 직원의 공익보다는 자기 이익 챙기기에 급급해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속이고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소비자를 기만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대리인이 어디 한 둘인가? 구조조정이 한창인 우리나라의 TV에도 그런 전문경영인의 비도덕성이 연일 속보로 전파를 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 않나.

주주가 대리인인 최고경영자와 어떻게 최적의 계약을 해야 하는가는 그래서 기업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주인은 대리인을 선택할 때 대리인이 위임 업무의 처리에 관한 능력과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대리인보다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대리인의 능력보다 많은 보수를 지급하게 되거나, 기준 미달의 대리인을 선택하기도 한다. 경제학에서 이를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역선택 문제’라고 한다. 계약한 후에도 주인이 대리인의 행위나 노력에 대해 효과적으로 관찰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과도한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도 흔하다. 대리인은 과업의 수행에 필요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도덕적 해이의 유인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정부 영역에서 민영화나 민간위탁을 강조하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는 주인-대리인 문제가 야기되기 쉬운 독점적 정부보다는 경쟁성이 확보되는 시장에 기능을 이양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에서다.

벵트 홀름스트룀 교수는 주로 회사와 직원 간의 근로계약 과정에서 양측이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지 주목했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그는 1970년대부터 기업의 주인인 주주가 최고경영자와 성과를 연동시킨 계약을 해야 기업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은 경영자 성과 연봉제의 이론적 바탕이 된다. 주인-대리인 문제라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리인의 능력 혹은 노력과 비례하는 성과지표를 개발하는 게 당연하다. 대리인의 급여를 성과지표에 연계하는 성과급(performance pay) 계약을 할 경우 대리인이 주인의 의사에 따를 유인이 충분하게 된다. 종업원이나 사장의 노력을 관찰할 수는 없지만 주가를 통해서 성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

그럼 홀름스트룀은 성과연봉 만능주의자였을까? 아니다. 기업의 성과는 시장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단순히 성과에만 의존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과 상대적인 성과를 급여와 연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위험이 큰 산업일수록 인센티브보다는 고정적인 급여를 더 늘려야 하고, 안정적인 분야에서는 성과급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 봤다. 성과주의라는 유인을 적절히 사용하되 과도한 성과주의나 방만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손에 적절히 쥐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의 핵심이다. 금전적 보상은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는 그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홀름스트룀 “금전적 보상은 양날의 검”
성과주의에는 의도하지 않은 한계도 있다. 소집단 혹은 팀으로 작업하는 경우, 한 근로자가 열심히 일해도 다른 근로자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전체 성과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 홀름스트룀은 팀 동료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려는 개별 팀원의 문제를 심각히 지적한다. 어느 조직에서나 이런 저성과자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저성과자가 많은 팀이 작업할 경우 성과 측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게 된다. 기술 혁신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우는 어떤가? 근로자의 성과가 근로자의 능력이나 노력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기술 혁신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기술 혁신 영역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업무는 전문적이고 복잡하며, 성과가 불확실해 정확한 성과 측정이 어렵다. 우리는 이 모든 점을 고려해 주인-대리인 문제, 도덕적 해이, 무임승차 문제와 성과연봉제를 생각해야 한다.

CEO가 성과를 내면 보수를 더 줘야 하지만, 그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또 보수를 더 준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지를 다각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경영자가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거나 과다한 성과급을 받으면 기업 가치가 떨어진다. 어쩌면 단기적 성과에 눈이 먼 경영자의 해악을 경계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계약 실패의 사례로 다가온다.

이쯤에서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그의 사고를 냉철히 살펴보자. 홀름스트룀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과다한 자산유동화(증권화)’에 대해 주류 경제학계와 다른 시각을 보인다.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과도한 자산유동화(증권화)에서 비롯됐다는 주류 경제학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정보의 불투명성은 시장의 특징이라며 상세한 정보 제공이 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자산에 대한 신뢰라며 “증권화의 기초가 된 담보물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자산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전에 급격히 증가한 ‘도매 금융(wholesale funding)’과 유사 은행에 의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 거래 당사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도매 금융이란 기관을 상대로 하는 거래를 뜻하고, 그림자 금융은 은행의 일반적인 대출 외에 고위험·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구조화투자회사에 의해 새로운 유동성이 창출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하트 “계약은 언제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한편, 하트 교수는 1980년대 중반 새로운 계약이론으로 불완전 계약이론을 개발하고 그걸 실제 사회에 적용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 불완전 계약이론이란 모든 요소를 완전하게 규정한 계약은 불가능하다는 가정 아래 계약의 완전성을 완화한 이론이다. 우리가 계약을 할 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항을 모두 예견해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

계약 당사자 간의 정보를 다 알지도 못한다. 하트의 관점에서 그래서 계약은 언제나 불완전 계약일 수밖에 없다. 그의 말을 한번 들어 보자. “전통적인 계약이론의 주장은 계약만 잘 하면 모든 시장실패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포괄한 완벽한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가정은 허구입니다. 어떠한 계약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약을 통해 확정되지 못한 불확정 영역이 존재합니다.”

기업 간에 적용되는 불완전 계약이론으로 그의 이론의 유용성을 제대로 설명해 보자. 하트는 전통 경제학이 기업을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주체로 본 것과 달리 기업 내부의 거래 행위를 들여다보고자 했다. 불완전 계약에 직면한 기업주는 거래나 생산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분쟁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는 데 주목한다. 예컨대 A(자동차 회사)는 B(차체 제작회사)와 100개의 차체 공급 계약을 했다고 하자. 이 계약에서 B는 자동차 차체 100개를 만드는 범위에서 자신의 소유인 기계의 사용권을 A에게 양도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B가 100개의 제작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동차 수요가 더 늘어 A는 원래 계약에 명시했던 100개의 차체를 넘어 추가로 50개의 차체를 더 공급해야 한다고 하자. 이 경우 50개의 차체에 대한 생산 결정은 앞의 사례와 달리 계약에 명시되지 않아 A에게 이양되지 않고 온전히 B가 가진다. 제작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B는 이 경우 A와의 재협상에서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이 의미는 무엇인가? 계약 당시 명시하지 않은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A의 거래비용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완전 계약에 직면한 A는 초기 계약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재계약에서는 불리해져 만약 B가 협상력을 발휘하면 거래비용 증가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B가 유일한 차체 공급자일 경우에는 B의 협상력은 상당하게 된다. 재계약의 비용이 크다면 A는 B를 합병하거나 수직계열화할 유인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불완전 계약의 연구 결과 덕분에 우리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A와 B 간의 거래의 몫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면 합병이나 수직계열화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는 계약이론에 맞춰 한국 대기업의 가족(오너) 경영에 대해 한마디를 던졌다. “창업자나 기업 오너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책임 경영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명성이 더 많이 확보돼야 합니다. 전문경영인을 오너와의 친분에 따라 선임하는 불투명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하지요.”
 
감시가 오히려 도덕적 해이 부추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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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빈터코른 전 폴크스바겐 CEO는 몇 년 전부터 제기된 ‘배출가스 불법 조작’에 대한 내부 경고를 무시했다가 결국 옷을 벗었다.

하트 역시 성과주의에 찬성하면서도 그 한계를 지적한다. 사립학교에서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면 어떤 기준을 정하는 게 좋을까란 문제에 대해서 학생들의 점수나 입시 결과 등에 따르면 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점수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면 교사는 점수를 올리는 데 필요한 것만 가르치려고 할 것이다. 이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꼭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해 다양한 조건에서 어떤 형태로 계약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 고민해야 한다는 게 하트의 주장이다.

하트는 대리인 문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를 했다. 그는 도덕적 해이의 원인을 두 가지로 짚었다. 조직이 너무 비대할 경우와 구성원들이 본부로부터 감시당한다는 생각을 가질 경우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도덕적 해이를 없애려고 상부가 하부 구성원을 감시하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반발을 사서 도덕적 해이도 막지 못하고 혁신도 더뎌진다는 그의 주장을 조직관리 측면에서 되새겨볼 만하다. 그는 상부가 너무 간섭하면 하부 구성원들은 혁신을 하려는 유인이 적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는 IBM 등은 조직이 너무 방대했고 중앙 집중적이어서 혁신을 이루기 어려웠다며 차라리 조직을 슬림화하고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라고 주장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주인정신을 갖게 해주는 것이 개인이나 조직에게 이익이 되고 혁신을 이끈다고 강조한다.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 하트는 어떤 생각을 할까? 그는 2012년 미국 금융개혁법안 도드-프랭크법 중 하나인 은행 강제청산제도에도 기여했다. 그는 은행도 일종의 회사인데 왜 하필 금융회사는 파산하면 정부가 나서서 도와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진다.

한 금융회사가 망하면 다른 은행들도 연쇄 부도가 난다는데, 실제로 그리 될지, 정부의 구제금융이 정말 정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그런 행위가 오히려 도덕적 해이나 역차별을 가져오는 게 아닌가에 대해서는 한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에게서 계약은 메마름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기쁨이다. 계약이론을 둘러싼 두 노장의 우정의 향기가 경제학계를 매료시킨다. 하트 교수가 떨리는 마음으로 새벽 잠을 깬 지 약 1시간 만에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이뤄졌다. 수상 소식을 들은 하트 교수는 아내를 껴안고 어린 아들을 깨웠다. 그 다음으로 훌륭한 친구이자 공동 수상자인 홈름스트룀에 전화해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언제쯤 노벨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까?

정보가 부와 권력을 좌우하는 21세기에 정보의 비대칭성 탓에 최적의 계약 가능성은 작아질 수 있다. 빅데이터로 정보를 독점하는 글로벌 기업이 거대한 권력으로 등장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약될 수 있다. 그래서 계약이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리버 하트(Oliver Hart, 1948년 10월~): 영국 출신의 하버드대 교수로 계약이론의 대가다. 수학을 전공한 후 정치에 관심을 보이다가 경제학에 입문했다. 모든 경제 관계는 결국 계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상호합의가 잘 될수록 사회 전체 효용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4년 연세대 석좌교수로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벵트 홀름스트룀(Bengt R. Holmström, 1949년 4월~): 계약이론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 핀란드 출신 MIT 교수이다. 조직 내 발생하는 유인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데 많은 연구를 했다. 기업 조직의 경제학에 대한 아이디어를 개념과 모형으로 발전시킨 게 큰 성과다.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 물가, 복지, 소비자, 국제금융, 통상, 대외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미주개발은행 이사실에서 한국 대표로 근무했다. 현재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이 있다.

조원경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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